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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연 '작심삼일' 막으려면...금단현상 대처 쉬운 집에서부터 시작을

금단증상 심할땐 견과류 섭취

금연약물 도움 받는것도 좋아

1년 365일 중 흡연인구가 가장 적은 주간은 새해 첫주일 것이다. 그만큼 연초에 금연을 시도하는 사람이 많다. 20여년간 하루 반 갑을 피워온 40대 후반 A씨도 그중 하나다. 담뱃갑에 흡연의 폐해를 경고하는 그림까지 보면서 피우고 싶지 않아 지난 12월31일부터 담배에 손을 대지 않고 있는데 금단증상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금연하고 나서 첫 2~3일간이 가장 참기 힘들다는데 버텨준 자신이 기특하다.

담배를 끊겠다고 마음먹었으면 A씨처럼 주중보다는 주말에 집에서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초기의 극심한 금단증상에 대처하기가 직장·학교보다는 집이 낫기 때문이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끊기 어려운 이유는 무엇보다 금단증상과 참을 수 없는 갈망이다. 흡연으로 인한 짧고 강렬한 자극은 뇌에 있는 니코틴 수용체를 증가시킨다. 그래서 니코틴으로 채워주지 않으면 밥을 먹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당연히 집중이 안 되고 불안·초조해지며 짜증이 나기 쉽다. 이 상태에서 흡연을 하면 안도감이 들고 집중이 되며 마음이 편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면 집중이 되고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착각한다.

흡연은 평균 수명을 줄이고 폐암에 걸릴 확률을 22배나 높이는 등 백해무익하다. 각종 심혈관계 질환 치료 지침서들도 ‘당장 담배를 끊으라’고 요구한다.

전자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다. 영국 로체스터대 연구팀이 잇몸 상피와 치주인대 등 구강세포를 일반 담배와 멘톨향 전자담배 연기에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더니 멘톨향 전자담배가 손상을 더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의 증기가 잇몸과 접촉하면서 염증 유발 단백질을 촉진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연구팀이 입안 상피세포를 배양액에 담그고 15분 동안 전자담배 연기를 1일, 2일, 3일 노출시킨 결과 노출 횟수가 많을수록 세포의 모양이 흐물흐물해졌다. 세포 자살·괴사율이 전자담배 연기에 노출되지 않은 세포에 비해 4배나 높았다.



니코틴 중독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금연약물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신동욱 서울대병원 교수는 “니코틴 수용체를 약물로 채워주면 흡연 욕구를 제어할 수 있다. 그렇게 3개월 이상 금연하면 뇌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며 “약물치료를 잘하면 절반 이상 담배를 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담배를 끊은 지 하루가 지나면 우리의 폐는 점액과 기타 흡연 잔해를 청소한다. 한 달이 지나면 흡연으로 인한 콜라겐 파괴가 없어 피부가 탄력을 회복하고 두 달 뒤에는 뼈가 점점 단단해진다. 수년 이상 금연하면 심장마비, 뇌졸중, 폐암 등에 걸릴 확률이 낮아진다.

허연 고대안산병원 교수는 “금단증상이 심할 경우 당근·오이·견과류·건포도 등을 먹거나 양치질, 손 씻기, 샤워 등을 자주 해주는 게 좋다”며 “10~15년 금연하면 암 발생률이 비흡연자 수준에 도달하므로 금연은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하루 한 갑을 피우던 사람이 금연을 하면 월 15만원, 연 180만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도 덤이다. 이 돈으로 가족여행을 다녀오거나 취미, 능력 개발 등에 쓰겠다고 마음먹으면 금연 의지를 다지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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