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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 브렉시트로 달려가는 영국

메르켈 "4대 이동의 자유 수용 안하면 단일시장 접근도 제한"경고

메이 英 총리도 "EU 밖에서 관계 이어갈 것" 하드 브레시트 시사

파운드화 가치 급락...英 명확한 계획 부재도 시장 불안 부추겨

“‘체리 피킹’(cherry-picking)은 용납할 수 없다.”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Brexit) 협상에서 EU 단일시장에 대한 접근은 유지하면서 이민자 유입만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데 대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현지시간) 던진 경고다. 체리피킹은 자신의 실속만 차리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영국이 EU의 대원칙인 ‘이동의 자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영국의 단일시장 접근도 차단하는 ‘하드 브렉시트’의 불가피성을 선언한 것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도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어 EU와 영국의 완전한 결별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이날 쾰른에서 열린 공무원 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해 “영국이 4대 이동의 자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EU 단일시장 접근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4대 이동의 자유란 노동·자본·상품·서비스가 국경의 제약 없이 이동하는 것으로, 하나의 유럽을 위한 단일시장 형성의 필요조건이다. 영국은 이민자 유입 억제를 위해 이 가운데 핵심인 노동이동의 자유 보장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단일시장 접근은 이동의 자유가 허용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며 “이것이 허용되지 않으면 단일시장 접근 제한에 대해서도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의 강경 입장은 앞서 메이 영국 총리의 ‘하드 브렉시트’ 시사 발언을 맞받아친 것으로 해석된다. 메이 총리는 전날 영국 스카이뉴스에 출연해 “‘EU 회원국 지위 일부 유지’를 시도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EU 밖에서 EU와 양호한 관계를 이어가겠다”면서 “국경을 통제하고 유럽사법재판소(ECJ)로부터 독립된 법률도 운영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메이 총리가 EU 단일시장 접근을 포기하더라도 이민자 유입을 억제하는 ‘하드 브렉시트’로 협상 방침을 잡았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선언하는 리스본조약 50조의 발동을 오는 3월 말께 선언할 방침이다.

FT는 메르켈 총리가 영국과의 관계보다는 남은 27개 회원국의 단합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뜻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경개방 없이는 시장접근도 없다는 원칙을 선언해 일각에서 우려되는 추가 EU 탈퇴 움직임을 사전 봉쇄하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영국 금융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이날 파운드화 가치는 1파운드당 1.2122달러로 전날보다 1.3% 급락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불과 몇 분만에 갑작스레 급락(flash crash)해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던 지난해 10월 6일 이후 최저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브렉시트 자체보다 영국 정부의 명확한 계획 부재가 시장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스더 레이첼 코메르츠뱅크 애널리스트는 “영국 정부가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기 전까지는 브렉시트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코틀랜드는 하드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분리 주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겸 독립당 당수는 이날 BBC에 출연해 “(독립 투표 주장이) 허세라고 생각한다면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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