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이 12일 귀국을 앞두고 인천공항공사에 대통령 등 ‘3부 요인급’에게 제공되는 ‘특별의전’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사당동 자택까지 지하철로 귀가하는 계획을 검토하는 등 ‘서민 행보’ 의지를 보인 것과는 배치되는 모습이다.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반 전 총장이 특별 의전을 요구했으나 전직 유엔 사무총장에 대한 예우 규정이 없어 인천공항공사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했다.
인천공항공사는 반 전 총장이 요구했다는 의전이 무엇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의전에는 귀빈실(의전실) 사용과 기자회견을 위한 연단 설치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보인다. ‘공항에서의 귀빈 예우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귀빈실은 전·현직 대통령, 국무총리, 국회의장,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과 함께 현직 정당 대표, 국제기구 대표 등이 사용할 수 있다.
인천공항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귀빈실 사용 등과 관련해 반 전 총장 쪽에 외교부로부터 공문을 받아 제출할 것을 요구하자 반 전 총장이 일반인과 똑같이 입국하기로 계획을 바꿨다”며 “특혜 논란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애초 12일 인천공항에서 자택까지 지하철로 귀가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교통혼잡 등을 우려해 지하철 대신 승용차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주환인턴기자 theh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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