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3일 국립현충원을 찾으며 ‘대권 행보’의 시작을 알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현충원 방명록에 “지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세계평화와 인권 및 개발을 위해 노력한 후 귀국했다”라며 “대한민국의 더 큰 도약을 위해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겼다.
이어서 이승만·박정희·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묘역과 참전용사 등의 묘역을 찾았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도 방문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예”라고 답했다. 이는 여야를 아우르는 행보를 보이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현충원에 가기 위해 자택을 나설 때도 기자들이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드릴 생각이 있나”라고 묻자 “국가원수시고 새해 때 제가 인사를 못 드렸는데 하여튼 전화를 한 번 드리는 게 마땅치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사당3동 주민센터를 찾아 주민등록증에 도로명 주소를 부착했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과 약 15분간 간담회도 진행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청년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청년실업 문제와 육아 문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한 참석자가 맞벌이 부부의 육아 고충을 토로하자 “기본적으로 정부에서 보육정책을 진흥하려 하지만 예산과 국민의 조세 부담, 정부 부담의 형평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청년 창업과 관련해선 ”일본의 창업 비율은 70% 인데 우리는 20% 미만이다 소위 큰 기업들이 주로 지배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창업 자금은 정부에서 여러 재정지원이라든지 정책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 뒤 공개적인 일정을 마무리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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