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이 인터뷰를 통해 “달러 가치가 지나치게 강세”라며 “강한 달러는 장점도 있지만 많은 단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이뤄진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특히 “위안화 가치가 바위처럼 굴러떨어지고 있다”면서 미국 기업의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중국의 위안화 절하를 공격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터뷰 내용은 외환시장에 즉각 큰 파문을 일으켰다. 17일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화지수는 1.26% 급락한 반면 18일 위안화 가치는 0.68% 절상된 달러당 6.8525위안에 고시됐다. 엔화 가치도 이날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오전 장중 달러 대비 1.4% 오른 112.60엔까지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역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7원80전 내린(원화 강세) 달러당 1,166원70전에 장을 마쳐 한 달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에 트럼프 당선인 측 대표로 참석 중인 앤서니 스카라무치 차기 행정부 고문이 패널 토론에서 “달러화 가치 상승에 유의해야 한다”며 “달러 강세가 계속된다면 어느 시점에서 이를 억제하기 위해 개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트럼프발 시장 충격을 부추겼다. 시장에서는 미국이 지난 20년간 강한 달러 정책을 유지해온 것과 달리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하며 글로벌 환율전쟁에 불을 지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