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찾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PK(부산·경남) 지역공약으로 한국선박종합금융회사 설립을 제안했다. 한국선박종합금융회사는 한진해운 사태에 대한 대책으로 해양수산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선박회사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공약했던 선박금융공사의 기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문 전 대표는 20일 부산항만공사를 방문하고 “정부에서 추진하는 한국선박회사에 선박금융공사 기능까지 합쳐 자본금 4~5조 원 규모의 가칭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진해운 사태의 근본 원인은 해운업계의 금융·재무 구조에 있는데 원양선사의 컨테이너선 우선 인수 등에 한정된 한국선박회사의 운영 방안으로는 재무구조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운업계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문 전 대표의 구상이다. 앞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산업은행 등이 담당하고 있는 해운업계의 금융·재무 관련 기능을 전문화하기 위해 선박금융공사를 따로 부산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문 전 대표는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의 역할에 대해 “신조선을 발주하고, 해운 회사로부터 선박을 매입해서 다른 회사에 임대할 수도 있다”며 “우리 조선업체들이 발주를 해도 금융기관 보증을 받지 못해서 발주 기회를 놓치는 일들이 많은데 선박보증을 통해 조선업체를 살리는 보증역할도 해서 부산에 해양 항만산업을 살리는 중추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을 언급하면서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일어날 물류대란을 사전에 충분히 예상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며 “오로지 금융위원회가 단독으로 금융의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결정을 내렸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또 한진해운이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며 “이렇게 규모가 크고 경쟁력 있는 한진해운을 왜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선정했는지도 하는 것도 여러 가지로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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