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칠레를 시작으로 우리나라가 현재 52개국과 맺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로 인해 국내 소비자물가가 0.76%포인트 낮아졌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은은 ‘FTA의 물가 안정화 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FTA 체결로 2004년부터 2015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평균 최대 0.7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임호성 한은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관세율 인하 및 시장개방과 비관세장벽의 완화를 수반하는 FTA는 국내 상품 및 서비스 가격을 국제수준으로 수렴시키는 일물일가(Law of One Price) 현상을 촉진한다”며 자유무역의 물가 안정화 효과를 설명했다.
이번 분석은 개별 품목 가격에서 FTA 효과를 소거한 추정가격으로 작성된 지수와 FTA 효과가 이미 반영된 실제 가격지수를 비교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같은 현상은 자유무역의 물가 안정화 효과는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19080년부터 2014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으로 구성된 국가패널을 회귀분석한 결과 FTA로 인한 소비자물가 하락 효과는 연평균 0.43%로 추정됐다.
임 부연구위원은 “FTA는 단순 교역 증가에 비해 물가 상승률 하락에 더 큰 영향을 준다”며 “특히 무역 개방도가 낮은 나라에서는 물가하락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말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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