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정책팀이 꾸려지는 가운데 핵심 인물로 꼽혔던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교수가 캠프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장 교수를 영입해 개혁적인 정책과 함께 이미지 쇄신까지 노리던 반 전 총장측은 새로운 인물을 찾아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장 교수는 24일 반기문 캠프 합류 여부에 대해 서울경제신문에 메시지를 보내 “제가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장 교수는 재벌개혁과 보편적 복지 등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경제학자로, 국내에서는 ‘쾌도난마 한국경제’,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등 베스트셀러 저자로도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지난 대선에서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후보측에서 영입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반 전 총장측 역시 ‘정치교체’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장 교수의 개혁적·진보적 정책을 끌어들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계산이다. 반 전 총장측 관계자는 “장 교수는 경제정책을 만들 때 개혁적인 면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본인은 물론 측근을 통해서도 합류 의사를 물어본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장 교수는 “직접은 물론이고 제 주변에서도 반기문 후보 캠프에서 전화를 받은 일이 없는데 무슨 근거로 제 측근과 연락을 했다고 하는지 의아하다”고 반박했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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