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사진)’이 매물로 나온다. 유안타금융그룹이 빌딩 전체를 장기 임차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중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증권회사가 입주한 빌딩이라는 점에서 공모형 부동산간접투자 상품으로 출시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25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운용은 오는 9월 부동산펀드 만기를 앞두고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현재 매각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 2월 말에 입찰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중구 을지로 76에 위치한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은 지하 3층~지상 16층, 연면적 2만8,024㎡ 규모다. 유안타증권·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 유안타금융그룹 계열사들이 2022년까지 장기 임차하고 있으며, 추가로 5년 더 임차가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어 있어 2027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매각가는 3.3㎡당 2,500만원 내외, 총 매각가는 2,1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입지가 좋고 임차인 리스크가 없어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증권사가 장기간 임차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에서 공모형 상품으로 나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실제 과거에도 증권사가 임차한 빌딩을 공모형 부동산펀드로 출시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0년 하나자산운용이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빌딩을 공모형 부동산펀드(하나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로 선보여 흥행에 성공했으며 5년간 연평균 7.4%의 배당수익률을 올렸다. 매각 차익을 포함한 5년간 누적 투자수익률은 93.7%를 기록했다.
공모 상품으로 내놓기에 규모도 적당하다는 평가다. 유안타증권 을지로 사옥의 경우 대출을 제외하면 실제 공모 시 모집금액은 1,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선보인 공모형 부동산펀드의 경우 비록 투자자 모집에는 실패했지만 1,300억원 정도의 개인 자금을 모았다. 이를 감안하면 1,000억원 정도의 개인투자자 모집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 부동산컨설팅사 연구원은 “위치도 좋고 임대차가 안정적인 빌딩이기 때문에 공모 상품으로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안타증권의 콜옵션(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자산을 살 수 있는 권리)은 변수가 될 수 있다. 유안타는 감정평가금액이나 매각 입찰가 중 높은 가격을 제시하면 을지로 사옥을 우선매수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으며, 실제 이 같은 권리를 행사할 경우 제3자 매각이 어려울 수도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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