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조승구는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던 2007년, 병원에서 갑상선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이미 암세포가 림프선까지 전이된 상황이라 살아남아도 ‘노래할 수 없다’는 가수에게는 치명적인 사망 선고나 마찬가지였다.
반 년 간의 항암치료와 수술로 죽음의 고비는 넘겼지만 갑상선과 부갑상선을 모두 제거하고 성대로 가는 신경을 30% 절단해 노래는커녕 말도 못할 지경이었다. 노래가 예전 실력만큼 나오지 않아 무대 공포증까지 생겼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매일 재활 운동에 매진한 결과, 지난 해 드디어 완치 판정을 받고 힘 있는 본래의 목소리를 되찾았다.
지난 20년간 그에게는 옆에 꼭 붙어 다니는 여인이 있다. 히트곡 ‘꽃바람 여인’처럼 운명같이 나타난 아내 미경 씨다. 그녀의 직업은 조승구의 아내이자 매니저로 활동하고 있다. 무명 시절 남편을 만나 밑바닥을 함께 누비며 ‘꽃바람 여인’을 국민 애창곡으로 만들었다.
추운 겨울, 지방 공연 스케줄에 생일을 맞은 아내를 위해 자신이 직접 미역국을 끓이고 아내 몰래 생일파티도 준비했다. 결혼 2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신혼 같은 조승구 부부의 특별한 결혼생활이 공개될 예정이다.
한편 설 특집으로 방송되는 이번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가수 조승구의 힘들었던 무명 생활과 짧았던 전성기, 그리고 죽음을 넘나들며 암 투병 후유증까지 이겨내고 다시 노래하는 기적 같은 인생스토리를 다가오는 29일(일) 오전 8시 10분에 만나볼 수 있다.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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