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손학규, 국민의당과 '제3 지대 입주협상' 난항 예고

정운찬·손학규, 국민의당 입주협상 신경전

-정운찬 “완전국민경선제 도입해야”

-손학규 “세력 대 세력 간 통합해야, 당명교체 요구”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권 주자들의 경제토론을 제안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제3 지대 입주를 노리는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과 손학규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민의당과 입당협상을 벌이고 있다. 정 이사장은 완전국민경선이라는 경선룰 도입을 조건으로 내걸었고 손 전 대표는 당명교체 등을 요구하는 등 지분을 요구했다. 입당 전부터 협상이 매끄럽지 못해 잡음이 노출될 경우 제3 지대 확장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이사장은 3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만약에 국민의당에 입당을 한다면 나도 좋고 정당도 좋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최소한의 조건으로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0일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회동하며 입당 수순을 밟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 이사장이 완전국민경선을 요구한 까닭은 국민의당에 입당하더라도 안철수 전 대표로 쏠린 당원이 주도하는 경선방식으로는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당은 경선룰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이지만 안 전 대표 측은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모양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 이사장의 제안에 “우리당이 경선룰을 정하지 않은 이유가 경선에 참여하실 분과 함께 논의해 룰을 정하겠다는 뜻이었다”며 “국민의당에 합류하신다면 모든 것을 열어놓고 함께 의논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아직 어느 정당에도 문을 닫지 않았다”면서 “제 입장은 독자노선으로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동반성장에 관해서 뜻을 같이 하는 분이 있다면 함께할 수 있다”며 최종 선택지가 국민의당에서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금 샅바 싸움하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조건으로 국민의당 당명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 박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주권개혁회의를 이끄는 손 전 대표가 세력 대 세력의 통합을 요구하며 당명에 ‘개혁을 넣어달라’고 요청한 사실을 설명했다. 2014년 민주당과 안 전 대표가 이끌던 새정치추진위원회의 ‘5:5’ 통합 방식처럼 당명 교체와 50% 정도의 지도부 지분을 요구한 셈이다. 이에 대해 박 대표가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등 초기 협상부터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어 ‘빅텐트’ 성사 전망이 어둡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박형윤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