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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리스크에 환율 11원 급락

"변동성 커진 환율, 수출 회복세에 찬물"

‘트럼프 리스크’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11원 이상 급락(원화 강세)했다. 중국과 일본·독일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환율전쟁 선전포고 후폭풍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실망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 대비 11원30전 내린 1,146원80전에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원10전 하락한 1,152원에 출발했다. 오전 중에는 1,150~1,154원 선을 오르내리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키우면서 1,145원40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하락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9일(1,149원50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9일(1,207원 70전)과 비교하면 불과 한 달 사이에 60원 90전이나 내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약달러 선언이 나온 상태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가 작용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일(현지 시간) 끝난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5~0.75%로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신호가 나올 것이라 예상했지만 성명서에서는 관련 문구가 없었다. 달러화는 약세로 돌아서며 원화를 비롯한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 등의 가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원화 강세는 되살아나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403억달러로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째 증가세가 이어졌다. 아직 대세적인 상승세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내수위축이 심각한 상황에서 그나마 선전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중국과도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터다.

환율하락은 국내 수출기업에 악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 하락할 경우 한국 제조업 내 상장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0.05%포인트 하락한다. 환율마저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그나마 3개월간 이어진 수출 회복세가 힘없이 꺾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기껏해야 2%대 중반 성장을 예상하는 올해 경제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더라도 중국 등에 대한 미국 측의 압박으로 위안화와 원화가 각각 10% 절상되고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떨어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이 0.4~0.6%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당분간 원고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행정부가 환율조작국에 공개적으로 경고한데다 미국 경제의 회복세와 확장적 재정정책이 맞물리며 달러약세 흐름이 상당히 공고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앞으로도 환율전쟁이나 보호무역주의 등 트럼프 리스크가 이어지는 만큼 원·달러 환율은 오르는 방향이 아닌 내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당분간은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변동성이 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하단은 1,100원 선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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