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재무 "유로화 저평가는 ECB 때문"

"독일은 환율정책 결정권 없다"

美 환율조작국 지정 회피 전략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AFP연합뉴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기한 ‘유로화 저평가’ 논란에 대해 독일 재무장관이 “저평가된 것은 맞지만 유럽중앙은행(ECB) 때문”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유로화 저평가의 책임을 ECB에 전가해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일간 타게스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유로화 가치는 독일 경제가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도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ECB의 통화정책이 독일에는 완화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쇼이블레 장관은 “독일은 환율정책에 대한 결정권이 없다”며 “유로화 약세는 ECB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게 ‘양적완화 정책은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제 와서 이 정책에 대해 비판받고 싶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피터 나바로 미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유로화 가치를 절하해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을 착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독일 민영 경제연구소인 Ifo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무역수지 흑자는 약 3,000억달러를 기록해 중국을 따돌리고 세계 최대 무역흑자국으로 올라섰다.

독일은 한국·중국 등과 함께 미 재무부가 지정한 환율관찰 대상국 6개국 중 한 곳이다. 환율관찰 대상국은 각종 경제제재가 가해지는 ‘환율조작국’ 바로 전 단계다.

/김능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