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전 국회 사무총장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지금은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이 보수 내에서 누구 하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나쁜 세력균형을 보이며 서로 발목잡기에 나서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기득권 지키기에만 급급한 채 제대로 된 반성도, 혁신도, 참신성도 없다는 얘기다. ★관련기사 3면
보수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보수 실종’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 촛불정국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후보 사퇴로 정점을 찍은 분위기다. 유력한 여권 후보였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불출마에 이어 반 전 총장까지 사퇴하면서 보수의 유력 후보들 역시 ‘실종’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선 판도도 여당과 보수의 유력 후보가 없는 ‘야 대 야’의 구도로 흘러가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의 지지부진한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과감히 혁신하고, 새로운 어젠다를 던지고, 외연을 확대해야 할 텐데 집 안에서 소꿉놀이하는 모양새다. 대통령 탄핵, 촛불 정국 속에서도 변할 수 없는 보수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국민을 설득하고 이끌어야 할 텐데 그런 논리도 없다.
8일 새누리당은 그동안의 위축된 모습을 버리고 다시 목소리를 내겠다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정우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그동안 우리가 책임감과 지난날에 대한 반성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많이 위축됐다”며 “(그러나) 이제는 우리가 자신감을 갖고 정말 여당답게, 100석에 가까운 의원을 가진 정당답게 우리의 활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권의 한 관계자는 “제대로 반성하고 혁신하지 않는 새누리당이 다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동정여론을 등에 업고 목소리를 높인다고 할 때 누가 동의하고 인정할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안의식 선임기자 miracl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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