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 건물에 불이 나자 초인종을 눌러 이웃을 구하고 희생한 고(故) 안치범(사진)씨의 유족이 지역 인재를 위한 장학금으로 1,000만원을 기탁했다.
서울 마포구는 지난 2일 안씨의 유족이 마포인재육성장학재단을 방문해 성우가 되려던 고인의 뜻을 담아 재능 있는 청소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한 장학금을 기탁했다고 14일 밝혔다. 유족은 당초 조용히 기부하고 싶어 했으나 마포구가 고인의 마음이 전달돼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도록 외부에 알리자고 설득했다.
안씨는 지난해 9월9일 오전4시께 마포구 서교동의 한 원룸에 불이 나자 현장에서 빠져나와 119에 신고를 한 뒤 다시 불길에 휩싸인 건물로 들어갔다. 그는 집집을 돌아다니며 초인종을 눌러 화재를 알리고 모든 입주민을 무사히 구했지만 정작 자신은 연기에 질식해 쓰러졌다. 사경을 헤매던 안씨는 같은 달 20일 숨졌다.
마포구는 안씨의 의로운 행동을 기리기 위해 지난해 9월 의사자 지정에 적극 협조했고 용감한 구민상으로 추서해 마포구청 로비의 구민상 명예의전당에도 이름을 올렸다. 안씨는 서울시 안전상도 수상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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