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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 캐롤’ 김승대, “뮤지컬계의 황태자요? TV에서 순박한 ‘칠봉이’로 통해요”

뮤지컬 ‘엘리자벳’에서 황태자 루돌프, ‘태양왕’의 루이14세의 동생 필립 등으로 출연하며 뮤지컬계의 황태자란 닉네임을 얻은 배우 김승대가 현재 KBS tv소설 ‘저 하늘에 태양이’에서 충청도 출신인 순정파 버스 기사 ‘허칠봉’ 역으로 출연 중이다.

최근 서울 구로구 신도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만난 김승대는 “마트에 가면 어머님들이 많이 알아봐주셔서, 뮤지컬 무대에만 섰을 때와는 좀 더 다른 반응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마트나 식당에서 마주친 어머니 팬들은, ‘허기사!, 칠봉이! 샤~악시(색시)는 어디갔어?’라고 반가움을 표하거나, 밥도 한 그릇 더 챙겨주면서 좋아해준다고 한다.

뮤지컬 배우 김승대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김승대는 2006년 데뷔작 <지킬 앤 하이드>부터 <햄릿>, <로미오 앤 줄리엣>, <몬테크리스토>, <인당수 사랑가>, <사랑은 비를 타고>, <인당수 사랑가>, <영웅>, <그날들>, <베어 더 뮤지컬>,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 등에 출연한 베테랑 배우이지만 드라마 출연은 처음이다. 그렇기에 그는 스스로 “드라마 쪽에선 신인이고 이등병의 자세로 임하고 있다”며 “배우의 길에 들어섰을 때 지녔던 초심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제가 뮤지컬에 최적화된 배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어요. ‘저 하늘에 태양이’는 드라마로 제 처녀작이죠. 나이가 어린 편은 아니지만,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어요. 뮤지컬 현장이랑 드라마 촬영현장의 차이점보다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하는 일이라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드라마로 안방 시청자들을 만나고 돌아온 김승대는 오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 될 ‘오! 캐롤’로 뮤지컬 관객들을 만난다. 뮤지컬 ‘오! 캐롤’에선 세상 앞에 나서지 못하는 수줍은 성격의 작곡가 게이브로 출연한다.

2016년 국내 초연된 뮤지컬 ‘오! 캐롤’은 결혼식 당일 신랑에게 바람맞은 주인공 마지와 그런 그녀를 위로하려는 친구 로이스가 마지의 신혼여행지였던 파라다이스 리조트로 여행을 떠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6인의 각기 다른 러브스토리가 전 세계 연인들을 사로잡은 감미로운 닐 세다카의 음악과 함께 로맨틱하고 따뜻하게 펼쳐진다.

천부적인 재능과 함께 사연을 지닌 작곡가 지망생 ‘게이브’는 극 후반에 멋진 엔딩을 이끌어내는 숨은 주역이다. 작품의 제목과 같은 ‘오 캐롤’ 송 넘버를 부르는 이 역시 게이브이다. ‘노래로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 김승대의 피를 수혈 받은 게이브는 보다 설득력 있게 살아있는 캐릭터로 재탄생 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넘버 역시 기존 3곡에서 4곡으로 늘었다.

“앙코르 공연이고, 이미 나와 있는 캐릭터 선이 있기 때문에 제 컬러를 새롭게 다 입히는 것 실례라고 생각해요. 다만 단순히 게이브가 순수하고 착하고 어수룩한 느낌만 보여주기보다는, 이 친구의 집안 배경이랑 익명의 작곡가로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 배경이나 이유를 고민해 봤어요.”

“게이브 집안이 의사집안이기도 하고, 더군다나 ‘오! 캐롤’이 과거 시대극이잖아요. 외국 역시 보수적인 성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가부장적인 집안에선 노래를 하는 일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파고들어가니 게이브란 인물을 관통하는 선이 생겼어요.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친구가 예술혼에 사로잡혀서 부모님을 거역하게 살아가는 속내를 좀 더 파보려고 해요. 물론 쇼 뮤지컬엔 지나친 분석이 들어가면 관객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것을 인지해요. 그것에 대해서도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어요.“

뮤지컬 배우 김승대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뮤지컬 배우 김승대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뮤지컬 배우 김승대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이번 디큐브아트센터 공연에서 ‘게이브’ 역은 배우 김승대와 조휘가 번갈아가며 무대에 선다. 김승대는 ‘조휘의 게이브도 기대해달라’며 상대 배우에 대한 칭찬도 이어갔다. “휘 무대도 기대해주세요. 걔만 가지고 있는 개그 호흡이 있어요. 전 그 점을 너무 리스펙트해요. 사람을 재미있게 해주는 능력이 탁월한 배우죠.”

흥겨움이 가득한 뮤지컬 ‘오! 캐롤’은 닐 세다카의 ‘오 캐롤(Oh! Carol)’, ‘유 민 에브리씽 투미(You Mean Everything To Me)’, ‘원 웨이 티켓(One Way To Tick)’, ‘캘린더 걸(Calendar Girl)’ 등의 히트곡들을 무대 위에서 만날 수 있어 남녀노소 관객들 모두의 추억을 소환하는 작품이다. 김승대의 어머니 역시 ‘원 웨이 티켓’을 최고 애창곡으로 꼽는다고 했다.



“‘원 에이 티켓’은 어머니 인기송이자 설거지 송입니다. 어머니 댄스를 볼 수 있는 유일한 곡이죠. 그 노래를 부르면서 설거지를 하시는데 그렇게 엉덩이를 흔드세요.(웃음) 칠봉이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이 보러 오시면 좋겠어요.”

정극과 희극을 넘나드는 배우 김승대는 ‘오! 캐롤’을 연습하면서, 2013년 출연한 영국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작가 팀 라이스가 처음으로 공동 작업한 기념비적인 뮤지컬 ‘요셉 어메이징’ 때가 떠오른다고 했다. 배우 송창의,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부활의 정동하, 조성모, 비스트의 양요섭, 손호준, FT아일랜드 최민환 등이 출연하며 화제가 됐던 뮤지컬이다.

당시 김승대는 뮤지컬 ‘영웅’, 연극 ‘웃음의 대학’, 일본 콘서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던 중 뮤지컬 ‘요셉’ 출연을 제안 받게 된다. 그렇기에 ‘요셉’을 선택하기까지 고민이 생겼다. 체력적으로 힘들었다기 보단, 안중근 선생님의 정신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쓰고 싶었던 것. 그러나 결과적으로 ‘요셉’은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안중근을 연기한 배우가 어떻게 무대에서 웃으면서 쉽게 설 수 있겠어요? 그때 공연 전에, 또 공연 후에 항상 제사를 드렸어요. 제 분장실엔 항상 선생님의 영정 사진이 있었어요. ‘영웅’은 정말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는데, 또 그만큼 부담스러운 작품이기도 했어요. 꿈과 희망을 주는 뮤지컬 ‘요셉’을 하면서 굉장히 힐링 되었어요.

‘오! 캐롤’도 배우가 심오하게 부담을 느끼거나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아요. 몸 세포들이 다 흥겹고 즐겁게 살아나는 걸 느꺄요. 특히 밝게 부를 수 있는 리드미컬한 곡들이 많아서 노래적인 부분이 즐거워요. 배우들도 그렇고 관객분들도 그 점을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김성수 음악감독님과 처음 작업을 하는데 그 점도 재미있고 좋아요. ”

뮤지컬 배우 김승대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오훈 기자


김승대는 뮤지컬 ‘그날들’을 보고 신뢰와 호감을 보인 엔터테인먼트사 대표의 콜을 받고 최근 제이유에스티엔터테인먼트(J.U.S.T)로 소속사를 옮겼다. 뮤지컬이 고향인 김승대에게 2016년은 드라마에 첫 도전하며, 연기의 한 장을 새로 시작한 한 해이기도 했다. 뮤지컬 앙상블 배우들에게 김승대는 ‘승대 효과’ 선배로 통한다. 차근 차근 앙상블부터 시작해 주역을 꿰찬 실력파이자, 초심을 잃지 않는 배우로 롤 모델 같은 희망을 안기기 때문이다.

“‘승대 효과’란 말만큼 기분 좋은 말이 어디 있겠어요? 제가 특별히 잘났다기 보다는 뮤지컬 배우로의 성장 예시들을 하나 하나 보여주니 절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저 역시 앙상블 동생들이 잘 되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게 마음과 마음으로 통하니, 공연 할 때마다 단합이 잘 되는 걸 보고 ‘승대 효과’란 말을 해주신 것 같아요. 초심을 잃지 말아야죠. ‘다시 처음이다’ 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 잡고 가고 싶어요. 제겐 정말 고마운 은인이고 밖에선 부모님과 마찬가지인 EMK 뮤지컬 엄홍현 대표님에게 감사한 마음도 절대 잊지 않고 있어요.

‘오! 캐롤’ 이후 차기 작품은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2년 전 ‘유린타운’ 인터뷰에서 말했던) 아직 제 가슴 속 긴 칼은 뽑지 않았어요. 저작권이라도 등록해 둘 걸, 드라마 ‘도깨비’ 대사로 더 유명해졌던걸요. 하하하”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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