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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마켓 인사이드] 글로벌 ‘빅샷’들이 쓸어담는 브라질 증시

[글로벌마켓 인사이드] 글로벌 ‘빅샷’들이 쓸어담는 브라질 증시

유가 상승·경기회복 기대감 맞물려

중앙은행 기준금리 인하 추진에 증시 1년 새 100% 급등

연금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 성공 여부가 관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과 ‘피델리티’가 브라질 증시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브라질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글로벌 경기회복, 원자재 가격상승마저 예상되는 등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매력적인 신흥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과 피델리티의 펀드 매니저들은 최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브라질 증시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자금 운용규모가 22억달러(2조5,000억원)로 글로벌 펀드매니저 업계에서 가장 큰돈을 굴리는 블랙록의 윌리엄 랜더스는 “올해 상당히 큰 규모로 브라질에 대한 베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피델리티에서 5억4,400만달러(6,189억원)의 자금을 운용 중인 윌 프로테 펀드매니저도 “지난해 브라질 반등을 점쳤던 대부분 투자자들이 현재는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세계 금융시장을 호령하는 양대 자산운용사들의 베팅은 브라질 증시가 고평가됐다는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행된 것이어서 이목을 끌고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증시의 보베스파(BOVESPA) 지수는 지난 한 해 동안 103% 급등했다. 신흥국 투자 전도사인 마크 모비우스 템플턴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브라질 주식시장이 비싸지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글로벌 ‘큰손’들은 브라질 증시의 상승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띄우기 위해 앞으로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높고, 이미 브라질 주식과 채권시장에 유입된 자본이 추가적인 이윤을 가져다줄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브라질 중앙은행은 22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12.25%까지 75bp(1bp=0.01%p) 인하했다. 지난해 10월 14.25%였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돈을 푼 이래 지난해 12월과 이달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낮춘 것이다. 이는 2015년 3월 이후 최저치다. 통상 및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정책금리가 275bp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일란 고우지파인 브라질 중앙은행 총재도 “브라질의 기준금리가 인하 사이클에 접어들었다”며 “기준금리 인하가 침체 국면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의 시장 친화적인 정책 기조로 2015년 -3.8%, 2016년 -3.5% 등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던 경제성장률도 올해는 0.7%로 역성장을 벗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특히 유망 투자처로 꼽히는 종목은 금융, 원유, 광산섹터다. 피델리티는 브라질 경기 회복으로 파산하는 기업들이 감소하면서 은행주가 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루테는 “신용 사이클의 절정이 지났다”며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줄여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소비주도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힌다. 그는 “현재 펀더멘털은 나빠 보이지만, 1년 뒤 양호해질 수 있고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종목이 될 수 있다”며 “우리가 신용 사이클을 지나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물론 브라질 증시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뼈를 깎는 구조·재정개혁을 통해 경제 체질개선이 되지 않을 경우 브라질 증시붐은 언제든 꺾일 여지가 있다. 현재 브라질의 기초재정수지는 2016년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1.7% 규모의 적자를 기록 중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보면 흑자전환은 2020년에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탄핵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에 이어 권좌에 오른 미셸 테메르 대통령이 구조개혁에 얼마만큼의 드라이브를 걸지에 관심이 쏠리는 대목이다. 지난해 10월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 역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에서 세계 경제의 성장을 위해서는 거대 신흥국의 성장이 필요하다면서 브라질 정부에 경제의 구조적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특히 브라질 정부가 추진 중인 연금개혁안의 경우 국민들의 노후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만큼 전국적인 시위를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테메르 정부는 향후 20년간 정부지출을 인플레이션 수준으로 동결하는 헌법수정안과 연금 등 방만한 사회보장제도를 수정하는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브라질 정부가 구조개혁 관련 의회의 지지를 얻어낼지가 브라질 투자에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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