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입 하이브리드 시장은 일본 브랜드들의 독무대다. 도요타·렉서스와 닛산·인피니티가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혼다도 지난 달 ‘어코드 하이브리드(사진)’를 내놓고 경쟁에 뛰어들었다.
후발주자인 만큼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동급 최고의 연비 효율과 동력 성능을 내세운다. 도심 연비가 리터당 19.5㎞로 중형 하이브리드 중에서 가장 좋다.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동급 최소인 ㎞당 83g에 불과해 친환경차로서의 면모를 두루 갖췄다. 하이브리드답게 정숙성도 뛰어나다. 스타트 버튼을 눌러도 시동이 걸렸는지 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조용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주행감도 기대 이상이다. 하이브리드는 가속 성능이 부족하다는 속설을 비웃기라도 하듯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순식간에 도달하고 고속 주행에서도 가솔린이나 디젤차 못지 않은 주행성능을 발휘하며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 비결은 혼다가 자랑하는 파워트레인이다. 어코드 하이브리드에는 미국 자동차 전문지 ‘워즈오토’가 ‘2017 베스트 10대 엔진’ 으로 선정한 2.0리터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과 2개의 전기 모터가 탑재된 e-CVT(무단 변속기), 리튬 이온 배터리로 구성된 i-MMD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탑재됐다. 엔진과 모터를 결합한 시스템 최고출력이 210마력에 달해 하이브리드의 한계를 상당 부분 극복했다는 느낌이다.
EV 드라이브 모드와 하이브리드 드라이브 모드에 스포츠 드라이브 모드를 추가해 세 가지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특이한 것은 변속기에 D(주행) 모드 아래에 B(제동) 모드가 있다는 점이다. B 모드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는 느낌을 받는다. 회생 제동을 통해 연비를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자동차 본연의 기능인 주행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일본 브랜드지만 외부 디자인과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스럽다.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 블루 익스텐션 렌즈 등 하이브리드 전용 스타일링 패키지를 적용해 친환경차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센터페시아를 2개 디스플레이를 나눠 상단 화면을 통해 차량 주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내부 인테리어에 친환경차라는 좀 더 부각시키는 요소가 가미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살짝 들었다.
국내 판매 가격은 4,320만원이다. 정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 지원금 1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최대 270만원 상당의 각종 세제 혜택도 누릴 수 있어 경제성이 뛰어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출시 첫 달인 지난달에 182대가 등록돼 좋은 출발을 보였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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