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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평화의 소녀상’ 몸살…쓰레기 투척에 자전거까지 묶어놔

경찰·동구청 '나몰라라'

4일 자정 즈음 누군가 소녀상 의자 뒤에 묶어둔 자전거를 5일 오전 부산겨레하나 회원들이 절단기로 잘라내고 있다./연합뉴스.




부산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소녀상에 자전거를 묶어 놓거나 쓰레기 봉지와 선전물 등을 투척하는 행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관할 부산 동구청과 경찰은 외면하고 있다.

5일 소녀상 지킴이 활동을 진행하는 부산겨레하나와 경찰 등에 따르면 4일 자정 즈음 누군가 소녀상 의자 뒤에 자전거를 세워두고 이를 자물쇠로 묶은 후 사라졌다. 전날 오후 10시 20분 경에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성 2명이 소녀상 주변에 ‘소녀상을 이전하라’는 등의 선전물을 붙였다. 차에 싣고 온 폐가구를 버리고 쓰레기 봉지를 가로수와 가로등에 덕지덕지 매달기도 했다. 이들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에 반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영사관 주변에 24시간 배치돼 경비를 서는 경찰은 아무런 제지를 하지 않았다. 불법 광고물 부착과 쓰레기 무단 투기 단속 업무는 자치단체가 할 일이라는 이유에서다. 관할 부산 동구청도 관리할 명분이 없다며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부산겨레하나 회원들이 5일 오전 11시 경 소녀상에서 자전거를 떼어냈다. 절단기로 1분 가까이 잘라내야 했을 정도로 자물쇠는 단단했다.

윤용조 부산겨레하나 정책국장은 “이제 소녀상을 직접 훼손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경찰에 고소하는 등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녀상 주변 쓰레기 무단투기와 불법 선전물 부착 문제에 대해 동구청과 담판을 짓겠다”고 덧붙였다.

/정순구기자 soon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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