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특검팀이 발표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수사결과’를 보면, 대통령의 머리 손질과 화장을 담당한 정아무개 원장 자매는 2014년 4월16일 오후 3시20분께 서울 안국동 사거리에서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과 만나 청와대에 들어간 바 있다. “오늘은 빨리 부탁드린다”는 대통령의 말에 따라 청와대 파우더룸에서 평소보다 20여분 짧은 20~25분 정도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하고 화장을 진행했다
특검팀은 정 원장이 참고인 조사에서 “평일에는 거의 매일 오전 8시 정기적으로 청와대에 들어가서 대통령 머리를 손질했다. 4월16일은 그 전날 ‘내일은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는 연락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애초 예정에 없던 머리 손질 등이 이날 오후 2시께 갑작스럽게 결정됐다는 것.
특검팀은 “김영재 김영재의원 원장이 대통령에게 보톡스와 필러 등 피부미용시술을 한 것으로 밝혀진 시기와 정원장 자매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은 날을 서로 비교했을 때, 주로 미용시술이 있었던 날(또는 그 다음날)은 정원장 자매가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았을 개연성이 있다”며 “세월호 당일에도 (정원장 자매가) 청와대로부터 사전 연락을 받고 출입하지 않은 점에 비춰보면, 미용시술 가능성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청와대 압수수색이나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특검팀 수사결과 현재까지 대통령의 비선진료·미용시술 등과 관련돼 이름이 언급된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정기양 연세대 의대 피부과 교수 등은 세월호 당일 청와대가 아닌 다른 공간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다만 “청와대가 압수수색 영장집행을 거부해 관저 출입내역을 확보할 수 없었다”며 또 다른 인물의 출입 가능성에 여지를 더했다. 한편 특검은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피부과 자문의 정기양 교수에게 2013년 3월에서 2013년 8월까지 약 3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김영재 원장은 2014 5월부터 2016년 7월까지 박 대통령에게 5차례 보톡스, 더모톡신 등의 미용시술을 해줬다.
/장주영기자 jjy033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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