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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한반도 배치 왜 서두르나] "北미사일 도발 응징"...정권 바뀌어도 번복 못하게 '사드 못박기'

軍 "北위협 방어용...국내 정치일정 고려안해"

뒤통수 맞은 中, 무자비한 경제보복 불보듯

환경영향평가 등 국내 법절차 무시 논란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일정이 앞당겨졌다. 한미 양국이 지난해 7월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제시한 시한은 오는 2017년 말까지.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 목표를 지난해 11월 앞당겼다. “앞으로 8~10개월 안에 배치 완료하겠다”는 브룩스 사령관의 계획대로라면 배치시기는 일러야 7월이었다. 이미 발사대와 차량이 들어오고 일부 부품이 부산항을 통해 반입되고 있다고 알려진 점을 종합하면 4월부터 작전운용도 가능하다.

◇야반도착(夜半到着), 세 가지 이유=미군은 사드 시스템의 일부(발사대 2기)를 한밤중에 들여왔다. 지난 6일 밤 오산 미 공군기지를 통해 반입돼 발사대는 현재 주한미군 모 기지로 옮겨 대기 중이다. 한미 양국은 왜 이렇게 서두를까. 세 가지 이유로 풀이된다. 첫째 군의 설명 그대로 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데 따른 대응이다. 다만 6일 북한의 스커드-ER 발사와는 무관하다. 북한이 도발한다고 해서 바로 전개할 수 있는 성질의 무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국내 정치일정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군은 한사코 부인하고 있으나 경우에 따라 조기 대선이 진행돼 정권이 바뀌더라도 뒤집을 수 없도록 매듭을 짓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골프장 부지 공사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장비부터 들여온 데서 어떻게든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한미 군 당국의 의지가 읽힌다. 세 번째 이유 역시 ‘매듭’과 맥락이 닿는다. 중국의 경제보복이 심해져 국내 경제의 타격이 가시화할 경우 국민적 공감대가 엷어져 사드 배치 불가론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사활적 이익’ 경제보복 강화 불 보듯=중국은 과연 보복의 수위를 높일 것인가. 타협의 여지가 없다. 한미 양국이 배치 논의를 시작한 이래 구두로만 경고하고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중국은 배치 결정 이후 서서히 압박의 세기를 올려왔다. 중국은 한반도에 배치될 사드가 중국 전략자산 노출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의 힘의 균형을 저해하는 무기체계로 간주하며 ‘사활적 이익’이 달린 문제로 간주하고 있다. 중국의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설득 노력이 통하지 않는 한 경제보복의 지속 및 강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세계적인 무역 규모 축소와 미국의 대한 무역압력을 받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이중 삼중으로 힘들어지게 생겼다.



◇조기 배치, 국내법 위반 논란일 듯=한미 양국 군 당국의 사드 배치에 대한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또 하나의 관문이 남아 있다. 이르면 4월부터 작전운용이 시작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환경영향평가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환경영향평가는 일반평가의 경우 1년, 33만㎡ 이하의 소규모 환경평가라도 6개월이 소요된다. 국방부는 148만㎡에 이르는 성주골프장 부지를 소규모로 간주한 상태다. 소규모 환경평가의 대상이냐도 논란이지만 이마저도 6개월이 소요된다면 앞으로 일러야 9월 말이나 평가가 끝난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9월 이전에 배치가 된다면 법 절차를 뛰어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국방부는 ‘롯데 골프장 시절 환경영향평가를 이미 받았고 평가 준비를 진행해왔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경운동연합 생태팀의 맹지영 국장은 이에 대해 “사업내용과 오염원이 달라진 만큼 환경영향평가를 새롭게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간극을 어떤 명분과 논리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홍우 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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