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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에 "차라리 교도소 갈래"...자발적 감옥行 잇따라

충북 음성경찰서 제공/연합뉴스




생계난에 자발적으로 감옥행을 택하는 사람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팍팍한 사회에서 힘겹게 살아가느니 차라리 교도소에 가는 게 낫다고 판단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 오전 7시께 충북 음성의 한 편의점에 흉기를 든 한 남성이 들어왔다. 이 남성은 일반 강도와 달리 신원을 숨기기 위한 모자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이 편의점의 ‘단골’이었던 주민 김모(25)씨로 드러났다. 김씨는 담배 한 갑과 함께 현금 10만 7,000원을 빼앗고 안면이 있던 종업원에게 “112에 신고하라”고 말했다. 김씨는 “사업을 준비하는데 잘되지 않아 감옥에 가려고 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충북 음성경찰서는 김씨를 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같은 날 오전 2시께 충북 충주에서는 술에 취한 송모(41)씨가 편의점에 들어와 음료수를 집어 던지며 행패를 부렸다.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송씨는 “일용직으로 사는 것이 힘들어서 차라리 교도소에 가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동종 전과 5범인 송씨를 구속했다.

지난해 7월에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교도소에 가겠다며 자신이 머물던 부산의 한 여관에 불을 지른 김모(49)씨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는 젊은 시절부터 수차례 범행을 저지르며 교도소를 들락거린 것으로 밝혀졌다. 김씨는 “마음을 잡고 돈을 벌어보려고 했는데 직업도 구해지지 않아 교도소에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범행을 하게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자발적 감옥행’을 택하는 사람 중에는 다수의 전과를 가진 이들이 많고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이 같은 범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전과자로 낙인 찍힌 사람은 고정적인 직업을 구하기 힘들고 이로 인해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워 다시 교도소로 향한다는 것이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전과가 많은 누범자들은 전과 5범이나 6범이나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일용직 일자리가 적은 겨울철에 교도소로 몰리는 현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겨울철이라도 지자체가 예산을 따로 편성해 의식주에 도움을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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