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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수도승' 피셔 "인간적 가치에 역행하는 기술이라면 저항해야"

방한 기자간담서 4차 산업혁명 시대 '人本' 강조

수명 뛰어넘는 기술 진보 이뤄져

인간 의식 로봇에 이식한다해도

죽음 없다면 인간도 존재 않는 것

진정한 자아로 돌아갈 줄 알아야

대통령 탄핵·트럼프 당선 혼란상

상대방 의견 경청하며 극복하길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선 수행자 노먼 피셔가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열린 방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람이 우선입니다(Human first).”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선(禪) 수행자 노먼 피셔는 8일 서울 종로구 템플스테이통합정보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재치 있게 응수했다. 좌중의 웃음이 그치기를 기다린 뒤 피셔는 “사람만이 우선은 아니다. 동물도, 식물도, 산과 물, 공기도 우선시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구글의 명상 프로그램인 ‘SIY(Search Inside Yourself)’의 개발 자문 역을 맡아 ‘구글의 수도원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피셔는 이렇게 되묻기도 했다. “만약 우리 의식의 모든 것을 재현해내고 다운 받을 수 있는 진일보한 컴퓨터가 있다고 칩시다. 우리 몸의 수명이 다할 때 우리의 의식을 로봇에 이식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선 수행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반문이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그런 삶이 가능하다면 죽음이라는 것도 없고 죽음이 없다면 인간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기술과 인간의 문제에 대해 피셔는 “우리가 미래 기술에 대해 생각할 때 인간에 대한 성찰이 빠져 있다”면서 “기술 진보가 인간의 가치나 존재를 강화하는 긍정적인 방향에 부합한다면 잘 습득해야 하고 인간적 가치에 역행한다면 저항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인간으로 남아 있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인간은 침묵 속으로, 사랑으로 돌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정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집권으로 인한 한국과 미국의 혼란상을 언급하며 “불행히도 역사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면서 “역사에서 이런 일이 되풀이되기도 하지만 전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고 우리는 이를 견뎌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혼란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동체성을 회복하고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94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태어난 피셔는 일본 조동종(曹洞宗) 스즈키 순류(1904~1971) 선사로부터 선맥(禪脈)을 이어받았다. 지난 1995~2000년 미국 불교의 발원지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선센터의 주지를 지냈으며 2000년에는 에브리데이선공동체를 설립해 불법을 전하고 있다. 특히 그는 비즈니스, 법률, 테크놀로지, 호스피스 프로젝트 등 현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 선불교를 적용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왔으며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불교 스승으로 손꼽힌다. 7일 입국한 피셔는 8~21일 서울과 부산·해남에서 총 6차례 강연과 법회·수행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문성진 문화레저부장 hns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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