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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전 이어 핵연료 1,500억 첫 수출

핵연료 새로운 수출동력으로 부상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인 우리나가 핵연료를 제조해 수출까지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978년 최초 원전인 고리1호기를 건설할 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해외 기술에 의존하는 원전 견습생에 불과했다. 하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 원전은 물론 원전 가동에 필요한 핵연료까지 수출하는 명실상부한 ‘원전강국’ 반열에 올라섰다.

9일 무역협회와 원전 업계에 따르면 한전원자력연료가 올해 1월 8,300만 달러(약 950억원) 규모의 핵연료(제품명 플러스세븐)를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했다. 이번에 성사된 핵연료 수출은 지난해(4,200만달러) 시작해 올해까지 총 1억2,500만달러(약 1,500억원) 규모로 진행됐다. 한전원자력연료는 카자흐스탄·호주 등에서 우라늄을 수입한 뒤 핵연료로 성형 가공해 국내 원전에 독점 공급하고 있다. 상업적 용도로 해외에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물량은 UAE 원전 시운전에 사용되기 때문에 앞으로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들어가면 추가 수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UAE 원전 건설이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020년 이후까지 1조원에 육박하는 수출 물량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연간 핵연료 생산 규모(700톤U/년)는 미국·러시아·일본·프랑스·영국에 이어 여섯 번째다.

이번 수출을 계기로 UAE 원전 수주에서 핵연료 수출까지 원전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는 기반을 다지게 됐다.

이근대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자력정책연구실장은 “1978년 고리1호기를 건설할 때만 해도 미국에서 모든 기술을 수입하던 나라가 원전은 물론 핵연료까지 수출하게 돼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출은 UAE 원전 건설이 완료되는 2020년 이후까지 대규모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UAE 입장에서는 자체적인 핵연료 생산시설을 갖추지 않은데다 국산화를 한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려 우선적으로 한국의 핵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전원자력연료의 한 관계자는 “이번 UAE 원전 시운전에 필요한 핵연료를 수출한 만큼 상업운전에서도 우리 핵연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논의하고 있다”며 “UAE의 수주를 계기로 해외 다른 국가와의 수출도 꿈꿀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한전원자력연료가 우리나라 원전에 공급하는 규모가 2,500억원 수준인 점으로 미뤄볼 때 UAE와의 계약이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수출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 원전사업의 시작은 초라했다. 1970년대 국내 초창기 원전인 고리 1·2호기와 월성 1호기의 경우 설계·제작·건설·시운전에 이르기까지 모든 권한과 책임을 외국 회사에 위임하는 일괄도급 건설방식을 채택해 원전 관련 기술을 축적하지 못했다. 이후 정부의 기술자립 계획이 추진되면서 1995년에는 기술자립 수준을 95%까지 끌어올렸고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형 표준원전 건설에도 성공한다.

핵연료 사업은 1982년 한국핵연료주식회사(현 한전원자력연료)를 설립한 후 원가절감과 에너지 자립을 위한 핵연료 기술 국산화 차원에서 시작했다. 1991년 모든 부품을 국산화했고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핵연료를 수출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게 됐다. 중간에 고비도 있었다. 핵연료 운반용기가 발목을 잡아 수출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한전원자력연료는 2007년부터 3년간의 연구 끝에 국제 핵연료 운반 규정에 맞춘 국산 운반용기를 제작할 수 있게 됐고 UAE의 원전 수주와 함께 드디어 지난해부터 핵연료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전에 이어 핵연료 수출까지 성사된 것은 에너지 독립 국가로서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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