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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지리산 봄마중 밥상 소개…우슬·쑥부쟁이·고로쇠·취나물





9일 방송된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지리산 기지개를 켜다 - 봄마중 밥상’ 편이 전파를 탔다.

▲ 소 쟁기질로 맞이하는 힘찬 봄 - 함양군 당흥마을

얼었던 땅이 녹기 시작하면 당흥마을의 다랭이 논에는 쟁기질을 시작한 소 울음소리가 퍼지기 시작한다. 평생 봄이 되면 밭을 갈아온 당흥마을의 김영렬씨. 산비탈에 위치한 다랭이 논은 길이 좁고 가파른 탓에 농기계가 들어오지 못해 오로지 소로만 밭을 갈 수 있다.

당흥마을의 봄을 깨우는 쟁기질 소리에 마을 사람들도 봄맞이 나물을 캐러 삼삼오오 모여든다. 꽃다지, 냉이, 벼룩이자리 등 새로 돋아나기 시작하는 겨울을 이겨낸 나물들로 바구니를 채우기 시작하면 어느새 곽부선씨의 바구니 속에는 봄이 가득하다. 소의 무릎을 닮아 ‘우슬’이라는 이름이 붙은 약초까지 가득 캐오면 부선씨네 마당에서는 봄맞이 음식 준비가 시작된다.

음식 솜씨 좋기로 소문난 부선씨의 어머니 신정자씨. 정자씨가 전수해준 비법으로 모녀가 함께 만드는 꽃다지, 냉이 같은 겨울 나물들을 넣은 ‘꽃다지 냉이 봄동 겉절이’ 부터 한 그릇 챙겨 먹어두면 그해 농사일이 거뜬하다는 묵은 나물들을 넣고 푹 고아내어 더 든든한 ‘염소탕’까지. 당흥마을 사람들의 특별한 봄 준비법을 배워본다.

▲봄철 가장 먼저 돋아나는 나물 ‘쑥부쟁이’ - 구례군 난동마을 쑥부쟁이 한 상

아직 찬 기운이 남은 봄, 마른 풀들 사이로 가장 먼저 고개를 내미는 나물이 있다. 쌉싸름한 향이 매력적인 ‘쑥부쟁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리산에서 가장 먼저 봄이 온다는 구례군, 그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난동마을의 양지바른 곳에 가면 푸릇하게 돋아난 쑥부쟁이를 만날 수 있다.

바구니와 조그만 칼을 들고 삼삼오오 모여 앉아 쑥부쟁이를 캐는 마을 아낙들. 재빠른 손놀림으로 바구니 한가득 캔 쑥부쟁이로 한 상을 차린다. 쑥부쟁이를 잘 말려 숯불에 구워내 담백한 ‘쑥부쟁이자반’부터 토란잎에 곱게 싼 쑥부쟁이 나물과 밥을 보자기에 짊어지고 갔던 ‘쑥부쟁이도시락’ 까지.

봄이 오면 난동 아낙들은 이 쑥부쟁이 도시락 하나 짊어지고 지리산 노고단보다 더 높은 곳을 나물을 캐러 갔다는데 반가운 봄의 첫 손님 쑥부쟁이로 차려내는 난동마을의 쑥부쟁이 한 상을 만나본다.



▲여수 뱃사람들의 경칩 추억담과 고로쇠 수액 나물 밥상 - 지리산 의신마을 3대

예로부터 경칩이 오면 고로쇠 물을 마시며 한 해 건강을 기원했던 풍습을 여전히 지켜가는 마을이 있다. 지리산 350고지 하동군 의신마을의 정종환씨 가족은 3대째 산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 종환씨의 아내 정희씨는 지리산 토박이 남편만 믿고 처음 고로쇠 수액을 받으러 산에 따라갔다가 길을 잃어 혼자 산에서 한참을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데.

지금은 어엿한 지리산 사람이 다 되어 능숙하게 지리산 산나물들을 요리한다. 과거 여수 사람들이 경칩을 맞이하여 지리산 고로쇠 수액을 마시기 위해 찾아올 때 만들어 왔다는 물안주 ‘민물장어조림’에 지리산 사람들의 물안주 ‘염소구이’와 고로쇠 수액을 넣어 감칠맛이 더해진 ‘고로쇠수액나물무침’까지. 긴 밤, 항아리 가득 채워진 고로쇠 수액을 나눠 마시며 한 해의 안녕을 빌었던 사람들의 염원이 담긴 달콤한 밥상을 만나본다.

▲첫 봄, 첫 맛, 첫 농사 - 하동군 서리 첫 취나물 수확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을 찾다가 하동군 서리에 귀농한 지 7년 된 공문조씨에게는 마을 어르신들 모두가 부모님이다. 친아들처럼 마을 대소사에 발 벗고 나서는 문조씨의 모습에 마을 어르신들도 모두 마음을 열어 아들이라고 부른다는데. 온통 취나물의 초록빛으로 물든 문조씨의 취나물 밭은 오늘도 문조씨를 도우러 품앗이 온 어머님들로 가득하다.

다 함께 수확한 취나물을 가지고 간만에 이명순씨가 솜씨를 발휘한다. 같은 취나물이어도 갓 수확한 취나물은 된장이나 초간장을 이용해 상큼하게 무쳐내고 묵은 취나물은 들깻가루를 넣어 더 부드럽고 고소하게 무쳐낸다. 멸치며 다시마를 넣고 우려낸 육수에 취나물을 듬뿍 넣고 된장을 더해 끓여낸 ‘취나물된장국’은 따로 먹어도 맛이 좋지만 다 같이 나누어 먹는 취나물 비빔밥에 곁들이면 그 맛이 더 구수하다는데 사람 사는 정이 더해져 더 맛있는 따뜻함이 넘치는 서리 사람들의 취나물 밥상을 찾아간다.

[사진=KBS 제공]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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