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먹고 싶은 무엇이냐 묻는다면 ‘라멘’이라고 대답할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흔하디흔한 라면을 굳이 일본에서 가서 먹어 보고 싶어하는 이유는 분명 국내 라면과는 다른 라멘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다.
‘라멘의 사회생활’은 일본 국민의 ‘소울푸드’로 자리 잡은 라멘만의 특징과 역사를 고찰한다. 저자는 우선 2차 세계대전 이후 일본의 식생활 변화를 다루고, 전후 쌀을 주식으로 했던 일본에 들어온 밀가루와 그 배경을 살펴보고, 라멘이 ‘국민 음식’이 된 이유를 살펴본다. 1970년대 이후 국토 개발과 더불어 지역 특색 라멘이 보급된 과정을 알아보고, 1990년대 사회의 변화와 언론의 변화를 다루며 텔레비전 리얼리티 쇼와 라멘의 관계 등을 고찰한다.
저자에 따르면 일본에서 라멘은 점점 더 거창한 음식이 되고 있다. 라멘집 인테리어는 점점 일본식으로 바뀌고 있고, 라멘집의 종업원은 요리사복과 앞치마 대신 사무에(일본 공예 장인이나 승려들이 입는 작업복)를 입는다. 이런 경향의 바탕에 ‘힐링 내셔널리즘’이 깔려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러면서도 라멘을 통한 내셔널리즘은 문화나 취미 공동체로서의 내셔널리즘, 배타성이 없는 내셔널리즘이라며 이런 경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는다. 1만6,000원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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