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공식 직함도 없이 백악관에 사무실까지 차려 빈축을 사고 있다. 아버지의 후광을 등에 업고 정치적 영향력과 사적 이익을 키우는 그를 둘러싸고 윤리 논란이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일(현지시간) “백악관 보좌진의 업무공간인 ‘웨스트윙(서쪽 별관)’에 이방카 사무실이 마련됐다”며 “이방카는 기밀취급 인가는 물론 정부가 제공한 통신장비들까지 받을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방카의 변호사 제이미 고어릭은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광범위한 조언을 하는 눈과 귀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 보좌진이 아닌 이방카가 백악관에 버젓이 사무실을 얻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럼프 일가의 이해상충 논란은 한층 커지고 있다. 폴리티코는 “대통령 자녀에게 백악관 사무실을 내준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잠재적인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 새로운 의구심을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방카는 사실상 백악관 고문 역할을 하면서도 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윤리규정 적용 대상자가 되지 않는다. 이방카는 성명에서 “정부 직원에게 적용되는 모든 윤리규정을 자발적으로 따르겠다”고 밝혔지만 윤리감시단체들은 이방카가 이해상충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지 여부에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방카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며 집단소송에도 휘말린 상태다.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은 이날 “의류업체 모던어필링이 대통령 딸의 회사인 ‘이방카 럼프마크스LLC’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업체는 소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딸의 브랜드를 퇴출한 백화점 체인을 비난하고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폭스뉴스에 출연해 ‘이방카의 물건을 사라’고 말한 뒤 이방카 회사 매출이 급증했다”며 “이는 정치인맥을 동원해 부당 이득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경제전문지 포춘에 따르면 이방카 회사의 매출은 지난 1월과 2월 전년동기 대비 346%나 급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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