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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우월 인종주의·국정농단...'피부·옷'에 담긴 시대상 통찰

소마미술관 '내가 사는 피부'展

18명 작가 100여점 작품 선봬

사회상 반영한 전시 기획의도에

"왜 정치색 선전하나" 관객 민원도

문신을 주제로 작업해 온 김준 ‘숲-그린데이’ /사진제공=소마미술관




미술가인 동시에 15년차 주부인 작가 정혜경은 10년간 성실하게 가계부를 썼음에도 나아질 것 없는 삶을 통탄하며 모아온 영수증을 태워버렸다. 전전긍긍했던 지난 시간들이 아깝다고 생각한 작가는 타고 남은 영수증으로 꽃을 만들어 상여에 붙이기도 했고 웨딩드레스 모양으로 만들어 ‘주부의 정체성’을 투영했다. 기획전 ‘내가 사는 피부’가 열리고 있는 소마미술관의 전시장 입구에서 5m 높이로 시선을 압도하는 그의 설치작품 ‘완벽한 껍데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작품으로 구현된 ‘옷’은 곧 정체성을 담은 ‘제2의 피부’인 셈이다.

이번 전시는 ‘피부’를 주제로 그에 대한 통찰을 보여주는 18명 작가의 100여점 작품을 보여주는 자리다. 199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이자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수상작가로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한 노상균, 프랑스의 현대미술가 오를랑을 비롯해 국내외 활동이 왕성한 김준·한효석·김윤경·도로시M윤·배찬효 등이 참여했다.

기획전 ‘내가 사는 피부’가 열리고 있는 제2전시실 전경 /사진제공=소마미술관


전시를 기획한 독립큐레이터 김경아 씨는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하는 데 한 표를 던진 영국의 ‘브렉시트’나 이민자에 대한 배타적 공약으로 당선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저변에는 백인이 우월하다는 인종주의가 깔려있고, 우리나라의 민간인 국정농단 사건도 피부 성형시술과 ‘제2의 피부’인 옷을 독점 관리한 것에서 문제가 유발됐다”고 기획의도를 밝혔고 도록 서문에도 적었다. 전시는 다음달 30일까지 열린다.

자신의 얼굴과 몸을 소재로 직접 성형수술을 진행하는 프랑스 현대미술가 오를랑의 ‘성공적인 수술’ /사진제공=소마미술관




기획전 ‘내가 사는 피부’가 진행중인 5전시실 전시 전경/ 사진제공=소마미술관


한편 지난 17일 개막한 이 전시에 대해 일부 관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29일 미술계에 따르면 소마미술관 측은 최근 60대 중반의 남성 관람객으로부터 “전시회가 미술과 관련 없는 정치색 선전을 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비공개 민원을 접수했고 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일시적으로 전시도록 판매와 리플렛배포를 중단하게 하는 조치를 취했다. 내부적으로는 전시 중단에 대한 논의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특정 작품이나 기획에 대해 불편해 하는 관객이 있더라도 그것이 공공연한 재단의 이유가 되면 안 되며 이는 넓은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전시와 작품은 우리시대에 대한 미학적 질문을 담고 있고 예술에 있어 드러냄(전시)이란 사회적 가치관과 충돌하면서 발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올림픽공원 조각공원 내 자리잡은 소마미술관은 2004년 공식 개관했으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문화나눔 실천을 목표로 경륜·경정·스포츠토토 사업 수익금으로 미술관을 운영한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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