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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포커스]① 박삼구-채권단 이번엔 '우선매수권 시한' 충돌

[금호타이어 매각 갈등 3가지 쟁점]

② 컨소시엄 불허 결정에 "본뜻 뭐냐" 공개질의

③ 더블스타에 준 확약서 공개 놓고도 날선 공방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오는 4월1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와 자금조달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최후 통첩을 했지만 박 회장 측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매각 쟁점이 하나 더 늘게 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29일 “4월19일까지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밝혀달라는 공문을 30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월19일은 박 회장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더블스타와의 주식매매계약서(SPA)를 수령한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잡은 날짜다. 규정상 이번 매각 일정은 금호타이어 주주협의회가 더블스타와 SPA를 맺은 지 3일 내에 관련 사실을 박 회장 측에 전달하면 그로부터 30일 이내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박 회장이 알려야 한다. 하지만 매각 절차 하자를 주장하며 법적 소송을 예고해온 박 회장 측은 “산은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이번 사안도 소송안에 포함될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 회장 측은 산은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더블스타와 SPA를 맺은 직후인 13일 이후 수차례 “SPA 계약서와 확약서를 보여달라”고 요구해왔다. 산은은 박 회장 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계약일로부터 4일 뒤인 17일 SPA를 박 회장 측에 보냈다. 계약서 제공일을 우선매수권 행사 시기 기준으로 잡으면서 절차상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였다.

하지만 박 회장 측은 “우선매수권의 범위에 대한 정보가 담긴 확약서를 받지 못한 상황에서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며 채권단이 더블스타 측에 제공한 확약서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확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을 (우선매수권) 권리 행사 기한으로 정해야 한다”며 채권단 측이 주장하는 ‘4월19일’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확약서는 금호타이어 입찰 과정에서 더블스타가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에 대해 문의하자 산은이 ‘(박 회장 주도의) 컨소시엄 구성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문서로 박 회장 측이 매각 절차 하자의 핵심으로 지목한 부분이다. 박 회장 측은 “산은이 주주협의회 안건 부의도 없이 독자적으로 박 회장 컨소시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인수자인 더블스타 측에 제공했다”며 “더블스타는 이 확약서가 없었으면 애초부터 입찰에 응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절차상 중대한 하자”라고 거듭 주장했다. 박 회장 측은 “확약서를 제출받은 날부터 산정해야 한다”며 “일방적인 기한 산정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산은이 박 회장 측에 확약서를 넘겨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산은 내부에서는 컨소시엄 안건 부의를 거쳐 컨소시엄 허용 결과를 알린 것으로 공식적인 절차를 밟은 만큼 추가적인 자료 제출에 응할 필요가 없다는 기류가 강하다. 이에 산은은 확약서와 관련한 질문에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박 회장 측이) 달라는 서류는 모두 제출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추가적으로 (서류를) 전달할 필요성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 회장 측은 전날 채권단의 컨소시엄 불허 결정에 대해 하루 만에 공개질의에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은에 공개질의를 통해 전날 컨소시엄 허용 안건은 부결하고 대신 자금조달 계획을 제출하면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는 것을 가결한 것과 관련해 컨소시엄 허용을 수락한다고 봐도 되는 것인지 질의했다. 또 산은이 더블스타에 보낸 확약서 때문에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하면 피소 가능성이 있어 불허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재논의에 앞서 더블스타로 보낸 확약서를 취소한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문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산은의 결정에 대해 명확한 의견을 듣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채권단의 결정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주장해온 만큼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면서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또 채권단의 결정이 컨소시엄을 허용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을 최종 확인하고 이를 통해 컨소시엄 참여를 꺼리는 전략적투자자(SI)들을 설득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산은은 “(4월19일 기한을 통보한 만큼) 절차대로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4월19일까지 박 회장이 자금 마련 계획안을 들고 오라는 강경 입장인 것이다.

채권단과 박 회장 간 강 대 강 대립 구도가 날이 갈수록 굳어져가면서 금호타이어 매각 역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김흥록·강도원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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