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남 권역 순회 경선에서 64.7%를 얻으며 본선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에 따라 문 전 대표는 오는 4월3일 열리는 수도권 순회 경선에서 최대 46.2%의 득표율만 올려도 민주당 후보가 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밟게 됐다.
문 전 대표는 31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영남 순회 경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18.5%, 안희정 충남지사는 16.6%, 최성 고양시장은 0.2%의 지지도를 차례대로 기록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과 충청에 이어 영남에서도 압도적인 승리를 따내면서 민주당 대선후보 타이틀을 얻기 위한 9부 능선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영남에서 목표했던 득표를 기록했다”며 “호남과 충청·영남에서 승리를 거둔데다 남은 수도권 경선도 자신 있다. 문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의 영남 압승은 예상된 결과였다. 당 부산시당위원장인 최인호 의원을 비롯해 전재수·김해영 의원이 부산에서 문 전 대표를 돕고 있고 경남의 민홍철 의원, 서형수 의원 등 지난 총선에서 영남의 민주당 돌풍을 일으켰던 주역들이 문 전 대표를 돕고 있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는 연설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을 보면서 영남은 지금 허탈하다. 영남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영남의 27년 짝사랑, 그 끝은 배신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영남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마치 공기가 달라진 것 같다”며 “더 이상 저들의 텃밭이 아니라 정권교체의 최전선이 됐다.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기에 19대 대통령 신분으로 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어떻게든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시켜 결선투표를 가야만 하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은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이 시장, 안 지사 모두 수도권에서 역전을 자신하고 있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아직 60%의 선거인단이 수도권에 남아 있다”며 “수도권에서 안 지사가 선전하면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영남 권역 순회경선까지 문 전 대표는 누적득표 33만1,417표(59%)를 기록했다. 130만 명에 달하는 수도권 선거인단이 전부 참여한다고 가정했을 때도 수도권 경선에서 46.2%의 지지를 얻으면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 영호남·충청의 평균 투표율 72.3%를 적용했을 때는 44.8% 정도만 획득하면 된다. 문 전 대표로서는 수도권에서 과반을 득표하지 못하더라도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28~30일 전국 유권자 1,0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3.1%포인트)에 따르면 문 전 대표는 서울과 인천·경기에서 30%의 지지로 1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한 안 지사와 이 시장을 크게 앞서고 있어 수도권에서의 매직 넘버 달성 가능성을 밝게 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부산=박형윤·박호현·우영탁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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