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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리츠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

최인천 에이알에이(ARA)코리아 상무





지난 2000년대 초반 부동산 투자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났다. 다수의 국가에서 개인들도 규모가 큰 우량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 리츠(REIT)를 주식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리츠가 도입되기 전에는 대형 오피스·리테일 등의 우량 상업용 부동산은 오직 기관투자가의 전유물이었다.

이후 10여년간 리츠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졌다. 지난해 9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3대 지수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 리츠가 중심이 된 부동산 섹터가 새롭게 추가됐다. 이는 전체 S&P500지수에서 약 3%를 차지한다. 대략 우리나라 증시의 시가총액과 유사한 수준이다. 그만큼 시장이 크다. 리츠의 연평균 수익률도 지난 10년간 10%에 달할 정도로 우수하다.



이는 오랜 리츠 역사를 갖고 있는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00년 이후 리츠 관련법이 생긴 홍콩·일본·싱가포르에서도 리츠는 유망한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약 60조원의 부동산 리츠 시장이 형성돼 있다. 이는 싱가포르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6%를 웃도는 수준이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지난 5년간 약 6.3%의 평균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개인투자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본이나 홍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와 달리 아직까지 우리나라 상장 리츠 시장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지금까지는 개인들도 리츠를 통한 간접투자보다 직접투자를 선호했고 자산운용사들도 개인들에게 판매하는 부동산 금융상품을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부동산 공모펀드 상품들이 연이어 성공했다. 국내 상장 리츠 시장에도 이 같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다수의 리츠자산관리회사가 올해 리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대형 부동산 투자 기회가 일반 개인들에게까지 주어진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저성장 시대에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투자자에게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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