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정당의 후보 확정 이후 대선 구도가 출렁이면서 판세가 예측불허의 흐름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기간 동안 대권을 움켜쥐기 위해 사활을 건 전쟁을 치러야 한다. 대선 승패의 향배를 가를 막판 변수 네 가지를 집중 분석해봤다.
①TK 지역주의 부활=우선 각 정당이 경선을 치를 때만 해도 이번 대선에서는 영호남 지역 구도가 완전히 무너지는 듯했다. 하지만 대선 판세가 양강구도로 급격히 재편되면서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지역주의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는 40% 안팎의 지지율을 획득하며 2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문 후보를 앞지른 상태다. 과거 보수정당 후보에게 유권자들이 80%가량의 몰표를 안긴 전례를 감안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안 후보를 향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수 진영의 후보는 지리멸렬하고 문 후보는 절대 안 된다’는 집단심리에 따라 자발적 단일화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탈당파 출신이자 대구가 지역구인 홍의락 무소속 의원도 국민의당 입당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 측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다. 지역구 민심을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②서남풍 향방=이 같은 TK 지역주의 부활 조짐이 호남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현재 문·안 후보는 야권의 심장인 호남에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4·13 총선을 기점으로 ‘될 사람을 찍는다’는 호남 유권자들의 전통적인 심리가 완전히 깨진 결과다. 하지만 TK의 ‘안 후보 밀어주기’ 현상이 확산될 경우 이에 자극받은 호남 유권자들도 자발적 단일화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안 후보가 중도·보수 공략을 위해 연일 우(右)클릭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문 후보가 자발적 단일화라는 서남풍의 흐름을 이어받는다면 대세론을 굳힐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대로 TK 움직임과 상관없이 안 후보가 호남에서 아직까지 사그라지지 않은 ‘반문(反文) 정서’의 틈을 더 벌리는 데 성공한다면 막판 대역전 드라마도 불가능하지 않은 시나리오다.
③TV 토론회=당장 13일부터 시작되는 TV 토론 역시 대권의 막판 주요 변수 중 하나다. 아직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 부동층은 방송 토론회를 통해 각 후보들로부터 받은 인상을 토대로 최종 결심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각 캠프는 토론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토론 경험이 많은 전현직 의원으로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열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의 콘텐츠를 부각하는 쪽으로 토론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④투표율=대선 당일이 돼봐야 알 수 있는 투표율도 물론 중요하다. 문 후보는 2040세대, 안 후보는 5060세대의 지지를 받는 등 이번 대선 역시 ‘세대 전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의 세대별 투표율은 50대가 82%로 가장 높았으며 60세 이상이 80.9%로 뒤를 이었다. 그다음이 40·30·20대 순이었다. 이번에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면 안 후보가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높다. 반면 촛불집회와 탄핵으로 이어진 정치 열기 속에서 젊은 층이 투표장에 총집결하면 승리의 여신은 문 후보의 손을 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나윤석·박효정기자 nagij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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