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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 산업혁명] 클라우드 트래픽 3년 내 50% 넘기자

이민화 창조경제연구이사회 이사장·KAIST 초빙교수

<28>시범 사업 제안

현실과 가상의 연결점 클라우드

주요국 트래픽 80%인데 韓 1%

스마트 공장 산업 클라우드로 연결

지자체 데이터공유 센터 구축을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이 막혀 있다. 우리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다.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가로막는 개인정보와 클라우드 규제를 풀어야 한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의 활용을 촉진하고 진입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 기술 융합을 위한 혁신 생태계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연결망을 구축하고 초기 시장(테스트베드)을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주요 국가들이 80%대인 데 비해 1% 수준에 불과한 한국의 클라우드 데이터 트래픽을 3년 내 50%대로 끌어올리는 클라우드 트래픽 50 프로젝트를 제시한다.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는 클라우드 전환이 없는 4차 산업혁명은 없다.

그런데 우리는 과거 단순 경제에서의 추격자 전략인 개별 기술과 개별 산업 중심의 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단순 경제를 넘어 복잡계 경제로 진화하면 기술과 산업은 원칙적으로 시장의 영역이 되고 정부는 시장 실패의 보완 역할로 변해야 한다. 이제 우리 경제는 복잡계 경제가 됐는데 아직도 정부는 세계 최대의 국가 연구개발비를 직접 투입하고 산업 육성에도 직접 개입하고 있다.

미국의 4차 산업혁명 시범사업인 스마트아메리카챌린지(Smart America Challenge·SAC)는 현실과 가상을 융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재난 대응, 에너지, 건강 관리, 국토 안보, 환경, 운송 등의 각종 사회문제를 기업과 대학과 정부기관과 비영리단체가 직물(fabric)처럼 촘촘한 연결망으로 현실과 가상(Cyber Physical System·CPS)에 걸쳐 협력하고 있다. 물론 100여개가 넘는 이들 조직의 협업은 클라우드에 기반을 두고 있다.

SAC의 몇 가지 사례를 보자. 911과 같이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스마트 재난관리 시스템인 ‘SERS2’의 경우 현실 상황을 가상에서 모아 현장과 공유해 대처하는 혁신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2030 지역 프로젝트는 에너지 효율성 지표를 특정 건물에 대해 실시간으로 가상 세계에서 공유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증대시키고 있다. 맨해튼의 스마트 이웃 프로젝트는 환경 사물인터넷(IoT)으로 소음과 미세먼지 등의 분포를 주민들과 공유해 개선하고 있다.

모든 과제는 ①IoT 등으로 데이터화해 ②클라우드에서 가상 세계를 구축하고 ③AI가 분석해 ④현실을 최적화한다는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성돼 있다.



이제 한국이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을 여는 시범사업을 구상해보자. 클라우드 트래픽이 50%를 넘기 위해서는 산업정보와 공공정보를 현재의 서버 기반에서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전하는 시범사업이 필요하다.

우선 제조강국 한국을 클라우드화하는 프로젝트가 시작돼야 한다. 한국의 스마트 공장 프로젝트는 개별 기업별로 추진되고 있어 공유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중복 개발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의 프레딕스 같은 산업 클라우드를 대한민국에 구축해야 한다. 4만개의 공장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스마트 공장화하면 한국 제조업의 혁신과 더불어 클라우드 트래픽이 임계량을 넘어 국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다음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데이터공유센터를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의 정보는 개인정보만 익명화하면 클라우드화에 걸림돌이 거의 없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협력과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됨과 동시에 공공 데이터 활용 시장이 구축돼 클라우드 트래픽이 폭증하게 될 것이다. 지자체 시범사업에 이어 공공기관을 거쳐 중앙부처까지 클라우드 우선 정책에 참여하면 클라우드 트래픽 50 프로젝트가 성공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개인정보의 수집규제를 활용규제로 전환하고 이를 뒷받침하도록 정부 기관의 개인정보 오용에 대한 일벌백계 원칙 천명이 전제돼야 한다.

클라우드 스마트 공장과 지자체의 클라우드 공유화가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을 열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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