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사진) 전 중앙일보·JTBC 회장이 본격적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유튜브와 개인 홈페이지에 메시지 영상을 올리고 각종 인터뷰와 강연에 나서면서다.
오마이뉴스는 홍석현 전 회장이 18일 “지난 12일 문재인 후보를 만났다. 문 후보가 (당선되면) 외교·통일과 관련된 내각에 참여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내각에 참여할 군번은 아니지만 만약 평양특사나 미국특사 제안이 온다면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홍 전 회장은 18일에는 유튜브와 개인 홈페이지(www.hongseokhyun.com)에 잇따라 5편의 짧은 개인 메시지 영상을 올렸다. 이 중 ‘JTBC 외압의 실체,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홍석현’ 편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손석희 JTBC 뉴스룸 앵커(보도부문 사장)를 교체하라는 압력을 받았다”고 밝혔다.
‘노무현의 선택, 홍석현의 선택’ 편에서는 다음과 같은 자막도 넣었다. “어느 날, 노무현 대통령께서 제게 유엔 사무총장 한국 후보와 주미대사직을 함께 제안하며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해온 적이 있습니다. 기업인으로서, 언론인으로서 역할을 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을 다한다고는 했으나 저의 태생적 배경, 재벌 관련 이미지, 언론사 사주라는 지위가 오히려 많은 것들을 더 어렵게 만들지 않을까 우려되었습니다. 고뇌의 밤은 매일 깊어만 갔습니다. (중략) 다시 고뇌의 밤을 맞이합니다. 홍석현의 선택을 생각합니다.”
3월31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강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저 같은 사람을 볼 때 혼란을 느낀다”며 “분명히 보수인데 대북정책에 관해서는 제가 진보적인 입장을 취해왔기 때문에 저 사람을 진보로 봐야 할지, 보수로 봐야 할지 혼란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선 국면임에도 어느 대선주자들도 통일에 대해 말하지 않고 안보 위기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한반도 전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994년 북한 영변 핵 발전소 폭격 위기 때보다 한반도 긴장이 10배 이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정당, 진보와 보수, 정권 차원을 떠나 대토론과 대타협을 통해 국가 차원의 하나의 대북정책을 만들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전 회장이 밝힌 각종 메시지의 핵심은 ‘한반도 위기와 통일·외교’ 그리고 ‘홍석현의 선택’이다. 새 정부 들어 한반도 위기 해소와 통일을 위해 역할이 주어진다면 수용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안의식 선임기자 miracl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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