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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텔 아성' 넘어서는 삼성, 선제투자 결실이다

삼성전자가 2·4분기에 인텔의 아성을 무너뜨리고 사상 처음으로 세계 반도체 1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 기관인 IC인사이츠는 2·4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매출이 149억4,000만달러로 인텔의 144억달러를 5억4,000만달러나 웃돌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전자가 철옹성으로 여겨졌던 인텔을 24년 만에 제친다는 것은 IC인사이츠의 지적대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불릴 만하다. 인텔은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평정한 뒤 24년간 1위를 지켜온 시스템반도체의 절대 강자였고 지난해 1·4분기만 해도 삼성과 40%의 매출 격차를 보였다. 그랬던 삼성이 자율주행차나 사물인터넷(IoT)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등하자 올해 역대 최고의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삼성 덕택에 납품업체들이 앞다퉈 생산시설 확대에 나서는 등 전후방 연관 효과를 톡톡히 누린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값진 성과는 위기일 때마다 어김없이 단행해왔던 선제적 투자, 공격적 투자 덕택이다. 삼성은 1990년대 글로벌 업체의 ‘D램 대전’ 와중에 투자를 늘려 치킨게임의 승자로 자리매김했고 2015년에는 최악의 실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5조원을 들여 평택공장을 1년이나 앞당겨 짓기로 했다. 그간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한발 앞서 투자하는 기업가정신이 오늘의 반도체 왕국을 일궈낸 셈이다. 철저한 내부혁신에 따른 제조공정 개선과 탁월한 기술력이 뒷받침된 것은 물론이다.



글로벌 일류기업의 성공비결은 바로 끊임없는 투자와 기술개발이다. 잠시 방심하면 언제든 역전당할 수 있고 경쟁사들의 견제도 갈수록 심해지게 마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트집을 잡아 한국산 반도체에 무역규제 조치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기업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미래를 내다보며 과감하게 투자를 확대하도록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 대선후보들이 “대기업이 투자를 늘리면 업어주겠다”고 했다는데 말로만 그쳐서는 안 될 일이다. 새 정부는 기업가정신을 북돋워 제2, 제3의 삼성전자가 나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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