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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서명은 되는데, 좋아요 100개는 왜 안되나요"

"온라인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렴"

서울대 학생들, 학생회에 요구

총학 "여론 성숙도 판단 어려워"

서울대 공대에 다니는 김모(22)씨는 서울대와 지방 국공립대를 통합해 운영하겠다는 유력 대선주자의 공약을 접하고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를 부쩍 자주 찾는다. 학생회가 나서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글을 올리고 관련 게시글을 볼 때마다 ‘추천’ 버튼을 눌렀다. 하지만 ‘대자보를 걸든 서명을 받든 오프라인에서 여론을 만들어보세요’라거나 ‘여기서 애기해봐야 찻잔 속 태풍일 뿐입니다’ 같은 댓글을 볼 때면 맥이 빠진다. 조씨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굳이 오프라인에서 하라고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 총학생회가 온라인 커뮤니티 의견을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학생회 측은 온라인상의 의견을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현실적인 어려움 탓에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게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공대 재학생 조모(23)씨는 “취업 준비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면 학내 활동에 참여해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신상을 감출 수 있는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에서는 활동 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한다. 재학생 박모씨(20)는 “오프라인에서 서명하면 기록으로 남아 나중에 취업하는 데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 조심스럽다”고 했다.

총학생회는 온라인 여론을 반영하려고 하지만 여론의 성숙도를 가늠할 기준이 모호하다고 말한다. 한 총학생회 관계자는 “온라인 게시글 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건지, 추천 수를 봐야 할지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오프라인에서 100명의 서명을 받은 건의안이 들어오면 총학생회는 여론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판단해 즉각 논의를 시작한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대화가 오프라인만큼 무게감을 갖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 지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올해 졸업한 박모씨(25)는 “온라인이다 보니 욕설이 섞이는 글이 걸러지지 않는 등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내 커뮤니티에 가입하려면 학생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는 만큼 커뮤니티에서 나오는 목소리도 결국 학생들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신원을 밝히고 활동한다면 온라인에서도 정제된 의견이 나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실명이나 소속을 밝히고 활동을 한다면 신중한 의사표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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