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2명을 낳았다고 허위로 신고하고서 정부와 회사로부터 수천만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항공사 승무원의 행방이 석 달째 묘연하다. 경찰은 일단 기소중지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길 방침이다.
8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국내 한 항공사 승무원인 류모(41·여) 씨를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공정증서 원본 등의 부실기재 등의 혐의로 추적해왔다.
경찰은 앞서 2월 중순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소집에 불참한 류 씨 첫째 아이의 행방을 찾아달라는 서울시교육청의 의뢰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조사결과 류 씨는 거짓으로 출생신고를 하고서 각종 지원금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서류상 초등학교에 다닐 나이가 된 첫째뿐 아니라 2년 뒤 낳았다는 둘째도 허위로 출생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류 씨의 가족과 전 남편, 최근까지 함께 지낸 동거남 등 모두 조사했다. 3월 중순에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류 씨를 지명수배했다.
전 남편은 조사에서 과거 두 사람 사이에 낳은 아이는 없으며, 모든 것은 류 씨 혼자 벌인 일이라고 진술했다.
류 씨는 현재 세 번째로 임신했다며 회사를 휴직한 상태다. 이번에는 산부인과 진료기록이 남아있고, 동거남도 류씨가 임신한 것이 맞는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수사 착수 사실이 알려지자 류 씨는 다니던 병원에 찾아오지 않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류 씨는 주민등록상 주소에 살지 않고, 자신 명의의 휴대전화도 사용하지 않아 소재 파악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류 씨는 2010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위조한 출생증명서를 구청에 제출하고 거짓 출생신고를 해 각종 지원금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회사에도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신청해 수당을 챙겼으며, 이렇게 챙긴 돈은 4,000만 원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이번 주 초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고, 다음 달 류 씨의 출산이 예정된 만큼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검찰과 협의해 수사를 재개할 계획이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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