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10일 열린 최씨와 최경희 전 이대 총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전 차관은 “2014년 8월말께 최씨로부터 ‘(정씨가) 대학 원서를 내면 알아봐줄 수 있는 데가 있느냐’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이대 체육대 학장(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을 안다. 원서를 내면 (입학을) 알아봐 줄 수 있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김 전 차관은 또 “최씨가 그 해 9월 전화로 ‘이대에 지원했으니 이전에 말한 학장에게 부탁해달라’며 정씨의 수험번호를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에 따르면 최씨는 정씨가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딴 금메달을 입시 면접에서 강조할 수 있도록 “김 학장에 얘기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정씨가 국가대표 단복을 입고 면접장에 들어가면 어떻겠느냐고 최씨가 물어봤다는 게 김 전 차관의 주장이다.
하지만 최씨측은 이 같은 사실을 반박했다. 최씨측 변호인은 “최씨는 김 전 차관에게 정씨가 지원한 대학을 지나가듯 얘기했을 뿐이며 면접 때 국가대표 단복을 입을지 등을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씨도 발언 기회를 얻어 “면접 때도 얘(정유라)가 금메달을 갖고 들어가 면접관이 문제 삼았다. 김 전 차관을 통해 확실히 알아봤다면 금메달을 갖고 가지 말라고 했어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김 전 차관은 “그때 금메달과 단복 얘기를 최씨가 했고 메달을 가져가는 게 어떻겠냐길래 ‘좋은 어필이 될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맞섰다.
김 전 학장도 정씨 입시 청탁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김 전 학장은 앞선 재판에서 “정유라의 입학 청탁을 받은 일이 없고 입학에 아무 권한도 없다”고 주장하며 김 전 차관과 다퉜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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