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크 모비우스(사진) 템플턴 이머징마켓그룹 회장은 10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과 관련해 “한국 재벌들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떨쳐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이어 “재벌개혁이 이뤄진다면 더 나은 기업지배구조로 변화해 한국 기업들의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며 “재벌 시스템이 약화되면 소규모 기업이 재벌에 의존하지 않고도 성장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그는 국제 사회에서 문재인 정권이 풀어야 할 중요 과제로 미국·중국과의 긴장관계를 지목했다. 모비우스 회장은 “가장 중요한 일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경제적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날 골드만삭스도 보고서를 통해 문 대통령이 임기 시작 직후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정부의 역량을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구훈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건전한 기업 경영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한국에 넓게 형성돼 있다”며 “신정부가 기업지배구조 개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권 이코노미스트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 채택을 언급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선거운동 중 제안한 바에 따라 주주의 투표권 향상을 위해 스튜어드십코드 채택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신정부가 법인세 등 세금 인상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이코노미스트는 “문 대통령은 선거 기간에 일자리 만들기와 복지에 34조5,000억원을 지출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이 중 6조3,000억원을 증세로 마련하겠다고 했다”며 “국민의당 등 진보 성향 정당과 힘을 합쳐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또 문재인 정부의 경제 분야 인선, 추가경정예산의 범위와 내용, 사드 논의, 북한과의 관계 개선 여부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