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세 야당의 당 대표가 부재한 가운데 새 지도부는 초여름이 돼서야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총사퇴하면서 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세 당 모두 원내대표가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이에 세 야당은 저마다 내부 갈등의 조짐 속에 놓였다.
한국당은 5개월에 걸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서둘러 정식 지도 체제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르면 6월 말 전당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정우택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은 “적절한 시기에 전대를 통해 비대위 체제를 마치고 정식 지도부를 원만하게 출범시키겠다”고 말했다.
한국당 전대에서는 4선 이상의 중진 의원들이 경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최대 변수는 홍준표 전 경상남도지사의 행보다. 홍 전 지사 측근들은 그의 전대 출마, 향후 정치적 행보 등이 아무것도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홍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소아(小我)를 버리고 대동단결해야 한다”며 “천하 대의를 따르는 큰 정치”를 강조하는 한편 당 쇄신을 역설했다. 이는 정 권한대행이 제동을 건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 결정을 번복하지 말고 이행할 것으로 촉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홍 전 지사는 당권에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으나 “세상이 나를 부를 때가지 기다리겠다”는 말로 미뤄볼 때 추대 형태로 전대에 출마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박지원 국민의당 전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총사퇴를 의결했다. 주승용 원내대표의 임기도 이달 17일까지로, 이후 주 원내대표가 잠시 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차기 원내대표가 이를 이어받아 당을 수습할 비대위원장 선정을 주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당장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박 대표가 전날 차기 비대위원장 추인을 위해 당무위원회를 개최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으나 이를 두고 당내에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오는 15~16일 바른정당은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찬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 겸 권한대행 체제에 관해 논한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당분간 평당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유 의원 역할론, 김무성 의원 투입론 등이 제기되는 가운데 둘을 대체할 외부 인사를 영입하자는 제안도 제기되고 있다.
/조은지 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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