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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조여정 “고소영의 컴백만 화제? 저도 초점이었어요”

데뷔 20주년 조여정에게 슬럼프는?... “진짜 멋있는 시간”

KBS2 월화드라마 ‘완벽한 아내’는 고소영이 10년 만에 복귀하는 드라마로 화제를 모았다. 고소영의 팬을 자처한 조여정 역시 “와! 고소영 언니가 나랑 연기를 한다. 언니와의 호흡이 기뻤다”고 한다.

물론 초점이 고소영에게만 쏠리는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저도 초점이었어요”라고 또박 또박 말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당찬 연기자의 모습이 느껴졌다.

배우 조여정 /사진=지수진 기자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한 카페서 진행된 KBS2 드라마 ‘완벽한 아내’ 종영 인터뷰로 만난 조여정은 “진짜 뭐랄까. 고소영 언니가 현장에 오면 되게 유쾌해졌다. 장난기도 많은 분이라 재밌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힘든 드라마이고, 서로 대립하는 캐릭터라 아쉬웠다. 더 많이 웃고 떠들 수 있었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그래도 현장은 늘 웃음이 넘쳤다“

며 좋았던 현장을 되돌아봤다.

고소영의 인생을 뒤흔드는 문제적 주부로 등장한 이은희였지만, 점점 사이코패스 이은희로 발전됐다. 조여정은 계속해서 악행을 저지르는 캐릭터 이은희를 연기하며 고민이 깊어졌다고 한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임데도 배우가 설득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단순히 정신 이상자로만 비춰질 수 있는 것.

“사실 처음에는 이 여자가 저지른 행동들을 해보고 싶다는 정도에서 출발했죠. 시청자가 보기에 너무 강한데 어떻게 하면 거부감이 들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어요. 은희의 싸이코패스적인 면모가 가짜로 보이면 정말 우스워질 수 있는 상황이었죠. 얇은 종이 한 장 차이기 때문에 늘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서 연기하는 느낌이었어요.”

노력하는 배우 조여정은 소름 끼치는 열연으로 캐릭터를 완성해냈고 매회 연기 호평을 받았다. “계속 상상했어요. 이은희는 단 한번도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세뇌시켰거든요. 어린 시절 학대를 받고 자랐는데, 처음으로 구정희(윤상현 분)가 잘해줬고 그에게 집착하게 된거죠. 이은희의 히스토리가 내 이야기인냥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연기에 임했어요. 이은희가 저지른 악행에 비하면 미움을 좀 덜 받지 않았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KBS 2TV ‘완벽한 아내’는 지난 2일 종영했다. 마지막 회에서 이은희는 죽음으로 악행을 마무리 했고, 심재복(고소영 분)은 내 집 장만에 성공했다. 죽음으로 마무리된 결말에 조여정은 ”완전 좋다. 재복이도 이제 편히 살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동의했다.

“원래부터 주부 심재복의 성장기를 그려내는 게 저희 드라마의 기획 의도였잖아요. 이런 저런 일을 다 겪고 극복하고,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내용을 그리려던 드라마 취지에 부합했다고 봐요. 심재복이 다시 씩씩하게 살게 돼서 좋아요.(웃음)“

배우 조여정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KBS드라마 ‘완벽한 아내’ 종방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조여정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KBS드라마 ‘완벽한 아내’ 종방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배우 조여정이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KBS드라마 ‘완벽한 아내’ 종방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있다.


지난 1997년 잡지 ‘Ceci’ 모델로 데뷔한 조여정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녀는 선배 대접을 받을 나이가 됐다는 것에 놀라움을 내비치며 “저 배우 생활 한지 6~7년밖에 안 된 기분이란 말이에요”라며 웃는다. 곧 필모그래피를 만든지 얼마 되지 않은 신인 배우 못지않은 각오를 나타냈다.

“1999년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연기를 시작했어요. 저는 잡지 모델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기자가 된 경우죠. 제가 처음부터 쭉쭉 올라간 게 아니잖아요. 기회가 주어져야 배우로서 깨지고 넘어지고 할 텐데 한동안 소속사 문제로 아예 기회 자체가 없었어요. 그때만큼 힘든 적이 없었죠. 그런데 그때 원치 않는 공백기를 가지면서 진짜 연기가 늘었어요. 2008년 tvN ‘쩐의 전쟁’이란 작품을 하는데 제작진이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 달라졌다.’는 말을 했어요. 그때 힘든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때 연기를 접을 생각까지 했던 조여정. 그는 ‘서른’까지는 버텨볼 각오로 공백기를 버텼다고 한다. 그가 말한 “슬럼프는 돌아보면 진짜 멋있는 시간”이었다. “배우 생활을 하다보면, 또 슬럼프가 오겠지만, 덜 힘들어하면서 잘 보내고 싶어요. 저는 지금도 제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해요. 누구 탓이다가 아닌 모든 게 제가 한 선택이니까요. 저 스스로를 믿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여정은 인터뷰에서 영화 ‘방자전’을 터닝포인트 작품으로 언급했다. 연기보다 ‘베이글녀’ 이미지로 주목 받기도 했지만 그녀가 배우로서 성장하는데 하나 하나 밑거름이 됐던 것도 사실.

“터닝 포인트는 보시는 분들이 판단하시는 거지만 저 개인적으로는 ‘방자전’을 꼽고 싶어요. 영화 ‘방자전’을 하면서 내가 버티길 참 잘했구나 싶었죠. 조금씩 ‘나에게도 기회가 오려나’ 했죠. 작품이 없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기다리는 입장에선 하루하루가 막막하거든요. 그렇게 조금씩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열심히 마인드 컨트롤을 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선택한거니까 엄살 피는 건 싫더라구요. 제가 스트레스 받는 건 내 숙제잖아요. 주변에 안 좋은 에너지를 보이는 거 싫어요.”

20대 때는 변수와 변칙 없는 정직한 연기를 선 보인 조여정은 많은 경험이 쌓이다 보니 30대엔 시야가 넓어진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그가 원하는 건 “자유롭다거나 매력적인 연기”이다.

“20대 때 저는 또박또박 정직한 연기를 했어요. 혹평을 듣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매력적이라는 호평을 받지도 못했죠. 할 도리만 하는 그런 배우였어요. 당시에는 ‘어떻게 해야 연기를 잘하게 되지?’가 늘 고민이었어요. 지금 후배들에 비하면 전 정말 특출 나지 못했어요. 시간이 흐를수록 느끼는 게, 연기가 달라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면 더 안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을 찾으려고 애는 쓰겠지만, 이전 작품 모습과 달라야 한다는 강박은 크게 가지려 하지 않아요. 저란 배우를 떠올렸을 때 매력적인 연기를 하는 사람으로 떠올려주시면 감사하죠.“

이어 그는 앞으로 ‘사랑 받는 역할’을 하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나도 이젠 미움 받기보다는 사랑 받는 역할을 하고 싶다. 사랑을 못 받아서 외롭더라. 드라마에서 윤상현과 성준이 나를 잡고 흔드는 장면이 있는데 윤상현에게 ‘나도 사랑 받고 싶다’고 말했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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