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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2017서울포럼] "4차혁명 키워드는 '컴퓨팅 사고'...수학교육 방식 대전환 절실"

■콘래드 울프램 울프램연구소 소장 이메일 인터뷰

수학, 단순 계산·정답 찾기 아닌

'창의·산업수학'으로 확 바꿔야

AI·의료 등서 고부가 창출 가능

한국은 IT분야서 선도적 역할

수학교육 개혁 충분히 이뤄낼것





“우리는 ‘삼류인간 컴퓨터(third-rate human computer)’가 아니라 컴퓨터를 활용하는 ‘일류의 문제해결사(first-rate problem-solver)’가 필요합니다.”

정보기술(IT)과 접목한 수학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매진해온 콘래드 울프램(사진) 울프램연구소장은 1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e메일 인터뷰에서 “단순계산은 인공지능(AI)에 맡기고 인간은 수학을 어떻게 우리 삶에 활용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수학은 실생활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울프램 소장은 ‘The Next Korea:Soft Infra for Next Engine(미래 한국:차세대 성장엔진을 위한 소프트 인프라)’을 주제로 오는 23~25일 개최되는 ‘서울포럼 2017’에서 강연한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 양성-교육 개조’라는 주제로 수학교육의 정수가 무엇인지, IT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한 한국이 이를 어떻게 교육 개조에 응용할지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수학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초학문이지만 오늘날 대다수 학생은 수학을 왜 배워야 하는지조차 모른 채 계산하고 정답을 맞히는 데만 매몰돼 있다. 울프램 소장은 “수학교육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는데 교육행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해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교육 시스템 변화의 키는 평가(시험)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수포자(수학공부를 포기한 사람)’ 문제는 한국에서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조사한 우리나라의 수학 기초 미달 학생 비율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정도로 수학을 등진 학생이 많다.



울프램 소장은 “학생·교사·정부 모두 현재의 수학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여긴다”며 “수학에 대한 근본적 사고전환을 이끌 수 있는 새 교육과정(커리큘럼)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하는 교육 개조의 키워드는 ‘컴퓨팅 사고(computational thinking)’다. 컴퓨팅 사고란 쉽게 말해 컴퓨터 과학자들이 사고하는 방식이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 문제를 추상화하고 문제를 풀 수 있는 논리적 절차, 즉 알고리즘을 만든다.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문제의 해답을 일반화하는 능력이 컴퓨팅 사고의 핵심인 셈이다.

컴퓨팅 사고의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구분된다. 해결해야 할 문제의 성격을 정의(define)하고 기존 방식을 적용할지 새 알고리즘을 만들지 판단해 컴퓨터 언어로 변경(translate)한다. 이후 내놓은 알고리즘을 찬찬히 대입시켜 계산(compute)해본 후 이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그게 아니라면 다른 대안은 없는지 해석(interpret)하는 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일할 아르바이트 로봇을 가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메뉴 암기, 주문받는 법, 음료 제조법, 포장법, 음료 전달법 등 다양한 상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떠올려봐야 한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할 경우 어떤 지점에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끊임없이 사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창의력, 논리적 사고, 비판적 사고, 의사소통 능력 등이 배양되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 미래 인재도 이 같은 과정에서 양성될 수 있다.

이는 우리 수학교육의 현실과 꽤 격차가 있다. 울프램 소장은 “지금의 수학교육은 일정한 공식에 대입해 계산하고 답을 알아내는 것에 불과하다”며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수학을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장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단순히 적당한 공식을 대입해 답을 찾는 현재의 수학풀이 방식은 점차 쓸모가 없어진다. AI 등의 발달로 컴퓨터가 이미 존재하는 많은 데이터와 수식을 적절히 조합해 복잡한 계산도 많은 시간과 재원을 들이지 않고 해치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울프램 소장은 교육 시스템 변화의 키를 ‘평가’가 쥐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껏 우리 교육은 ‘수학 문제를 하나 더 맞고 틀리고’의 개념으로 접근한 평가(assessment) 위주였는데 이 역시 창의력을 제약하는 요소”라며 “일상에서 부딪치는 여러 난제에 수학을 어떻게 적용해 해결할 수 있을지 해법을 궁리하는 과정 자체가 평가 항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온갖 창의적 도전과 마주하게 되는 만큼 교육 역시 구시대에 머물러 있지 않고 변화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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