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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좋아하는 '괴짜 CEO'..."향후 해외사업은 벌떼작전으로"

[서경이 만난 사람]조환익 한전 사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은 누구보다 괴짜를 좋아한다. 그가 좋아하는 괴짜는 단어 뜻처럼 괴상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획일성을 강조하는 대한민국 기업의 조직문화에 순응하기보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 미친 듯이 파고들어 ‘독창적인(out of box)’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가 조 사장이 지칭하는 괴짜다.

하지만 조 사장의 눈으로 보면 한전에는 괴짜가 없다. 조 사장은 “신입사원 강연 때 보면 다들 눈매가 초롱초롱한데 지방사업소 근무를 끝내고 돌아오면 완전한 한전 사람이 돼 있다”며 “한전과 같은 거대조직은 특별한 개성과 창의성을 가진 사람을 정형화하는 못된 조직문화가 강하다”고 꼬집었다. 그래서 조 사장이 꺼내 든 카드가 괴짜로만 꾸려진 신사업단 출범이다. 그는 “한전이 과거에는 아랍에미리트(UAE)·필리핀·요르단 등의 전략거점으로 해외사업을 꾸리는 집중타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벌떼작전으로 바꿀 생각”이라며 “신재생에너지나 에너지 솔루션, 에너지 효율, 리파워링(중고발전소 수선) 등 분야나 영역과 상관없이 작은 프로젝트 단위로 전 세계 어떤 사업에라도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략변화의 중심에 바로 ‘괴짜부대’를 투입하겠다는 게 조 사장의 복안이다.

괴짜를 좋아하는 그도 사실은 괴짜다. 관료의 정점에도 서봤고 유례없이 세 명의 대통령 밑에서 세 번이나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로 일하는 그지만 퇴임 이후의 꿈은 남달랐다. 조 사장은 “퇴임 이후에는 건달처럼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건달은 아무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이 아니다. 어원인 ‘건달바(乾達婆)’처럼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건달바는 수미산 남쪽의 금강굴에 살면서 제석천의 음악을 맡아본다는 신으로 음악을 전문적으로 하는 악사나 배우 등을 가리킨다. 그 중에서 그는 쓴소리를 할 줄 아는 건달을 꿈꾼다. 조 사장은 “미시·실물경제는 나만큼 아는 사람이 없다. 산업과 통상·무역·에너지금융까지 다 해봤다”며 “책임 없는 말을 한두 마디씩 던지는 거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가 그간 쌓은 경륜이 국가에 활용될 수 있도록 오피니언리더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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