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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타’②] 이강현 미술감독, 드라마의 비주얼을 만들다 (인터뷰)

tvN 금토드라마 ‘시카고 타자기’는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드라마이다.

배우 임수정, 유아인, 고경표가 표현하는 세밀한 연기력은 물론이고 진수완 작가가 집필한 대본, 그리고 김철규 PD의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비록 대중성은 놓쳤지만 현재까지 작품의 완성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시카고 타자기’는 ‘볼거리’를 꼼꼼하게 챙겨 나가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사진=CJ E&M




‘시카고 타자기’의 아름다운 영상미 뒤에는 ‘비주얼’을 꼼꼼하게 챙기는 촬영 세트장과 소품이 있다. ‘시카고 타자기’에서 높은 천장까지 책으로 가득 차 있는 한세주(유아인 분)의 으리으리한 저택부터, 전생의 한세주와 전설(임수정 분), 유진오(고경표 분)가 함께 어울리던 경성의 거리까지, 그 어느 하나 그저 만든 것은 없다.

드라마의 비주얼을 만드는 이강현 미술감독은 “생활감보다는 캐릭터를 설명할 수 있는 요소에 집중했다”며 작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야기가 깃든 공간의 느낌을 줄 수 있는 요소들, 핵심요소인 타자기, 앤틱 턴테이블, 현재의 시간과 과거의 시간 구분이 모호할 수 도 있을 만한 앤틱 소품등 한세주의 동선에 놓인 소품들은 과거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 만한 것들로 구성해나간 것이다.

‘시카고 타자기’는 2017년 현재와 1930년대 일제시대를 넘나드는 작품이다. 즉 쉽게 말해 현대극 시대극 모두를 아우르는 작품이라는 점이다. “전사가 나열되고 현대로 넘어오는 순차적인 스토리가 아니어서 과거와 현재의 경계면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확연한 구별보다는 이질감 없는 전환에 신경 쓴 구성을 하고자 했다”고 말한 이강현 미술감독. 이강현 미술감독에게 ‘시카고 타자기’의 ‘비주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시대가 다른 만큼 다른 느낌을 주는 동시에 두 시대가 한 드라마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이를 위해 특별히 신경쓴 소품이나 장면들이 있는가.

“시대물 영화나 드라마, 사진으로 남아있는 이미지만을 레퍼런스로 삼지 않고자 하였으나 살아보지 않은 시대에 대한 표현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동시대의 통념 속에 있는 30년대에 대한 이미지의 범주 안에서 작업하고자 노력했다. 시대가 다른 만큼 다른 느낌을 주는 동시에 두 시대가 한 드라마라는 느낌을 주기 위한, 이른바 ‘따로 또 같이’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공간의 색상과 디스플레이를 통해 현재의 톤은 약간 누르고 과거의 이미지는 약간 톤업시켜 균형을 유지하려 했다.

여기에 ‘타자기’라는 핵심 오브제와 성냥갑 등 시대를 넘어 등장하는 소품들이 각각의 다른 공간에서 이질적으로 느껴지지 않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세주의 집필실과 경성의 낡은 창고는 동선과 구성을 유사했으며, 현재의 낮과 밤에 등장하는 거리와 흥청하고 화려한 30년대 혼마치의 낮과 밤 이미지가 이질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시대물 색상을 화사한 톤으로 사용했다.”

사진=CJ E&M


‘시카고 타자기’에는 ‘시대물’이 포함된다. 그러다보니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성냥갑이나 턴테이블 등의 소품들이 등장한다. 이 같은 부분들은 부분들은 어떻게 만들어 나가는가?

“드라마 촬영 전 프리프러덕션 단계에 김철규 감독님과 오브제별로 하나하나 레퍼런스를 토대로 스타일에 대한 공유를 하고 가장 비슷한 이미지나 소품들을 구하는 기간이 있었다. 주요소품들은 거의 디테일한 디자인 시안에 따른 제작과 해외구매, 국내 개인소장품들로 조달했다.”

소품을 준비함에 있어서 생긴 에피소드 하나만 들려 달라.

“여타드라마와 다르지 않은 준비과정이었으나 그나마 차이가 있던 것은 ‘타자기’다. 30년대 타자기의 레퍼런스중 선별된 타자기를 중고사이트를 검색해서 해외 사이트와 지방에 거주하는 개인에게 구매하는 것 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실제 한글화를 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검색 사이트를 통해 수도권에 거주하는 영문타자기에 한글을 이식하는 작업을 직업 외로 하는 전문가를 찾을 수 있었다. 특정한 방면에 특화된 취미를 가진 분이 있다는 것도 상당히 신기했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없는가.

“1월에 의뢰를 하였으나 또 다른 문제는 의뢰한 타자기중 한 대만이 개조 가능한 타자기였고 부품이 수급이 되어야 개조가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 부품의 수급은 개조 가능한 중고 타자기의 입수가 되어야만 가능한 일이었고 기약 없는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주일전 부족한 일부 부품이 입수되어 개조된 타자기를 받을 수 있어서 기억에 남는다.”

사진=CJ E&M


‘시카고 타자기’의 시각적인 이미지는 어떻게 잡아가는가?

“미술팀의 롤은 텍스트와 연출자의 의도에 대한 시각화 반영에 있다고 보시면 된다. 이미지의 스타일이나 성격, 톤의 구성은 연출자와의 회의를 통해 연출방향에 맞도록 구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철규 PD와 미술팀 사이 의견은 몇 대 몇으로 반영이 되는가?

“김철규 PD는 매우 디테일한 분이시고 미술팀과 생각의 갭이 크지 않습니다. 미술적인 지식이 전문가 수준이기 문에 공간이나 소품, 기타의 이미지들에 있어 큰 이견이 있지는 않다. 동선이나 카메라의 사용에 있어서 충분히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시고 디테일한 사항의 핵심적인 요소는 미술팀이 제안하는 것들에 대해 비교적 폭넓게 수용하는 편이다. 여타 작품들에서도 본인의 연출방향이나 톤을 비교적 소상히 이야기 하셨고 시카고 타자기에서는 더더욱 많은 의견공유가 있었다.”

‘시카고 타자기’의 소품들이 눈길을 끄는 이유 중 하나는 굉장히 디테일하다는 것이다. 책장과 책 사이 간격까지 신경을 쓴다고 들었는데, 특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는 무엇인가?

“김철규 PD와 작업은 늘 그랬다. 얼마나 차있고 얼마나 비울 것인가의 문제와 극의 공간에 들어갈 톤의 배치나 밀도 등 집중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들은 디테일하게 공유하는 편이다. 책장의 간격도 책과의 거리를 세 가지로 잡아 꽉 찬 느낌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을 공유하여 반영한 것이다. 타자기의 위치, 자판의 서체, 턴테이블의 형태 등 중요한 모티브가 될 것들에 대한 디테일한 의견공유 또한 있었다.”

‘시카고 타자기’의 주요 소품 중 하나는 바로 책이다. 현장에 있는 책이 대부분 백지거나 모형이던데, ‘시카고 타자기’는 어떠한가.

“진짜 책을 최대한 많이 사용했다. 진짜 책 2만여 권을 각 공간에 세팅하였다. 세트의 하중 문제 상 불가피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실제 도서만을 사용했다. 실제 책을 한권이라도 더 사용하고자 연출자 소장도서도 천여 권이 세트에 진열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 공간이 나올 때 마다 책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서경스타 금빛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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