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석 만난 시진핑 "文대통령 통화에 만족"

"정치철학·이념도 높이 평가"

이해찬 특사에도 "중요인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오후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박병석 의원을 인민대회당 안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제공=박병석 의원실

중국이 개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참석한 박병석 한국대표단 단장이 지난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하고 관계개선의 물꼬를 열었다. 중국은 한국이 이해찬 특사를 내정한 데 대해서도 반색을 하는 등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꽁꽁 얼어붙었던 한중관계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일대일로 포럼 한국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방중한 박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저녁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만나 문 대통령의 안부의 말을 전했다고 15일 밝혔다. 박 단장은 “시 주석은 앞서 문 대통령과의 통화가 대단히 만족스러웠다면서 대통령의 정치 철학과 이념을 높이 평가하며 공통점이 많다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박 단장은 또 “시 주석은 한중관계 발전이 양국과 아시아, 세계평화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 주석과의 면담에서 사드 문제가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 대해 기본적으로 신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향후 한중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을 내비쳤다.

중국도 한국대표단의 이번 방문과 특별대사 파견에 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탕자쉬안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은 이날 조어대에서 박 단장을 만나 “시 주석이 한국 정부대표단을 만난 시간은 비록 길지 않았지만 중국 측이 한중관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를 충분히 보여줬다”며 “한중관계에 대한 중국의 높은 관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극보수 매체 환구시보는 이날 이해찬 특사의 내정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이 전직 총리라는 비중 있는 중요 인물을 중국 특사로 보내는 것은 얼어붙은 양국 관계에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신문은 “사드가 양국 관계의 가장 큰 장애물이기는 하지만 한국의 새 정부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기 때문에 사드 문제에 대해 성의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