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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전원(電源) 믹스




국내 전력시장은 철저한 경제성 원리에 따라 움직인다. 생산 원가가 가장 낮은 전원(電源)부터 차곡차곡 위로 쌓아 필요한 수요량을 맞추는 구조다. 지난해 전원별 생산단가를 보면 전기 1㎾h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원자력이 5원으로 가장 낮고 이어 석탄 53원, 액화천연가스(LNG) 106원, 석유 161원 등의 순이다. 이들 전원 가운데 맨 하단의 원전을 기저발전이라 해 정비 기간을 제외하고는 24시간 내내 가동한다. 비용이 가장 비싼 상단은 첨두발전으로 불리는데 주로 전력수요 피크타임에 가동한다. 양수발전과 중유·LNG 발전이 이에 해당한다. 원전 가동률이 평균 80%대인 반면 LNG 발전 가동률이 30~40%에 불과한 연유다. 낮은 가동률은 민간이 주로 맡는 LNG 발전소의 만성 적자로 이어지고 있다. 발전시장의 민간사업자 참여는 9·15 블랙아웃 사태가 결정적이다.

2011년 9월15일 초유의 정전 대란은 예상치 못한 늦더위에 전력예비률이 순간적으로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불명예 퇴진을 부른 블랙아웃 이후 정부는 예비전력과의 전쟁에 돌입했다. 2013년 마련된 제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2013~2027년)상의 예비전력 목표치는 22%. 앞선 5차 계획의 18%보다 급격히 높였다. 민간 LNG 사업자가 발전시장에 대거 참여한 것이 이때다.



문재인 대통령이 업무지시 3호로 내놓은 미세먼지 대책은 탈원전 공약과 맞물려 전력생산 배분정책을 의미하는 전원 믹스의 일대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의 전력생산 3대 축인 석탄과 원자력·LNG의 비율은 각각 40%, 30%, 22%쯤 된다. 나머지가 신재생과 수력이다. 2030년 신재생 비율 20% 공약까지 맞추려면 석탄과 원전은 20%대로의 감축이 불가피하다. 탈석탄·탈원전 공약대로라면 20%대의 전기요금 상승을 동반한다는 분석도 있다. 아무튼 맑은 공기를 마시려면 비용 부담을 각오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전원 믹스를 잘못 조정하면 전기요금도 오르고 블랙아웃 공포를 머리에 이고 살 수도 있다. 이건 최악이다. 만성적 전력 부족에서 벗어난 지 불과 1~2년밖에 안 된다. /권구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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