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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채수빈이 ‘역적’에서 만나 같이 울고 웃은 #김상중 #윤균상 #김지석 #이하늬

MBC 월화드라마 ‘역적’은 촬영 기간만 6개월에 이르는 대장정이었다. 총 30부작인데다 지방촬영이 수반되는 사극의 특성상 현장 분위기는 가족 같을 수밖에 없었다고. 사극 출연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아직 감정 표현에서 부족함을 느꼈던 채수빈은 감독 및 배우들의 노력으로 한 걸음씩 성장할 수 있었다.

“우선 감독님께서 부담을 많이 덜어주셨어요. 감정 연기를 할 때 상대방과 저를 양방향에서 한 번에 같이 촬영했어요. 제 감정을 최상으로 끌어낼 수 있게 많이 배려해주셨습니다. 배우 분들도 마찬가지셨어요. 계속 합을 맞춰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정말 감사했죠.”

배우 채수빈이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종방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채수빈은 감사한 배우로 먼저 김상중을 꼽았다. 김상중은 극 중 길동(윤균상 분)의 아버지로, 홍길동 사단의 정신적 지주 같은 존재. 채수빈에게도 따뜻하고 인자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그는 아무래도 본인이 맡은 가령이라는 역할이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보니 그런 모습 때문에 더욱 사랑해주신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문을 열었다.

“정말 따뜻하게 잘 해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매니저오빠보다 더 챙겨주셨죠(웃음). 계속 가령이 옷 덮어주라고 해주시고, 핫팩도 계속 쥐어주시고. 연기적으로도 조언 많이 해주시고 책 선물도 해주셨어요. 2015년에 원주에서 APAN 스타어워즈에 참석했었거든요. 그때 김상중 선배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었어요. 그 후에 ‘역적’ 리딩 때 뵀는데 ‘우리 원주에서 만났었지’하고 말씀해주시는 거예요. 모르실 줄 알았는데 그렇게 챙겨주시니 정말 감사했죠.”

김상중은 채수빈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와 스태프 들에게도 자상하고 따뜻한 선배였다. 지팡이를 하나 갖다달라고 부탁할 때도 스태프 들의 이름을 직접 부르며 젠틀하게 대했다고. 대선배인 김상중의 말투와 행동 덕택일까, 촬영장 분위기 역시 자연스럽게 따뜻하고 화기애애해졌다. 채수빈과 많은 호흡을 맞춘 윤균상도 상대방을 무척이나 편하게 해줬단다.

“균상 오빠는 우선 사람이 되게 순하고 착해요.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죠. 연기하면서도 ‘이렇게 하면 불편할까? 그러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균상 오빠는 전혀 그런 걱정이 들지 않게 잘 맞춰줬어요. 현장에서도 서로 ‘길동 오라버니’, ‘서방’이라고 부르고 오빠는 저에게 ‘임자’, ‘가령아’라고 부르고 그랬죠.”

김상중과 윤균상은 극 중에서도 사이가 좋은 역할들이었지만 김지석은 반대였다. 연산(김지석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궁에 들어간 만큼 그의 앞에 선 가령은 내내 긴장하고 분노를 삭여야 했다. 특히 강렬했던 장면이 있다. 가령이 길동의 부인이라는 것을 연산에게 들킨 후 그의 귀를 물어뜯는 부분. 평소 조곤조곤하게 말하던 가령이 모처럼 큰 소리를 내는 때이기도 했다.

“어려움이 있긴 했는데,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셨어요. 다만 제가 생각했던 톤과 감독님이 말씀하신 톤이 달라서 계속 대사를 입에 붙여야했어요. 지석 오빠가 계속 리액션 해주시고, 잘하고 있다고 해주시면서 배려해주셨어요. 촬영장에서 정말 분위기 메이커셨거든요. 오빠도 소리치고 감정을 써야 하는 역할이었는데 밝게 분위기를 이끌어주셨어요.”

이하늬와는 윤균상과 김지석을 사이에 두고 질투 섞인 신경전을 벌여야하기도 했다. 극 중에서는 누구보다 껄끄러운 관계지만, 사실 현장에서는 그렇게 유쾌할 수 없었다고. 이전에 영화 ‘로봇소리’에서 연기를 같이 했지만 이야기는 많이 못 나눴기 때문에 이번 만남이 더욱 특별하고 소중했다.



배우 채수빈이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종방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지수진 기자


“언니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있잖아요. 도시적이고 걸크러쉬 같은 느낌. 실제로 만나니까 훨씬 유쾌하고 편안한 분이셨어요. 저에게 장난도 많이 쳐주시고. 덕분에 어려움 없이 편안하고 재미있게 연기를 했습니다. 홍길동 패밀리 분들도 마찬가지셨어요. 특히 박준규 선배님이 농담을 정말 많이 하셨어요. 재미있는 촬영장이었죠.”

홍길동 사단은 애드리브의 황제였다. 촬영을 하면서 애드리브가 들어가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 채수빈은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로 박준규의 ‘실핀’ 드립을 꼽았다. 그는 “사극을 촬영하고 있는데 바닥이 실핀이 떨어져있더라. 박준규 선배님이 ‘이거 뭐네, 어디에 쓰는 거네’라고 하셔서 다들 빵 터졌다. 길동이 안 오는 심각한 장면에서도 손목시계 보는 척 하셨다”며 유쾌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물론 촬영 중 힘든 점도 있었다. 사람 때문은 아니고 날씨 때문이었다. 추운 겨울에 촬영하는데 사극이라 옷을 두껍게 입을 수도 없어 고역이었다. 그 중 윤균상은 요주의 인물이었다. 윤균상만 오면 그렇게 비가 오고 눈이 왔다. 촬영하다가 칼바람이 불면 다들 ‘길동이 왔니?’라고 농담할 정도였다.

“김상중 선배님이 돌아가시는 장면을 3월의 황매산에서 촬영했어요. 그날따라 눈이 오더라고요. 영하 추위였는데 삼베옷을 입고 12시간을 촬영해야 했죠. 눈이 내리니까 멋있기는 멋있는데 춥기는 또 춥고…. 장대에 처음 매달렸을 때도 한국에 이렇게 추운 곳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요. 대사를 해야 되는데 입이 얼어서 말이 안 나오더라고요.”

무척이나 힘든 현장이었지만, 그래도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을 마쳤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 들이 OST에 맞춰 만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산채 장면을 찍은 후 함께 모여서 껴안고 만세를 한 덕에 정말 엔딩다운 엔딩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런 훈훈함이 브라운관을 통해 오롯이 전해진 걸까. ‘역적’은 자체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끝난 것이 아직 실감 나지 않아요. 마음에 많이 남고, 여운도 길 것 같네요. 너무 감사했던 작품이에요. 우선 연기적으로 많은 것을 배웠어요. 6개월 동안 같이 울고, 웃고…. 제가 거의 막내였는데 잘 챙겨주시고 많이 예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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