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방송되는 KBS1 ‘시사기획 창’에서는 “아가야, 미안해” 편이 전파를 탄다.
▲ 1138번…베이비박스에 온 또 한명의 아기
1138번... 이름도 없이 서울 관악구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진 1138번째 아기는 처참한 모습이었다. 탯줄은 제대로 잘려지지 않아 길게 늘어뜨려진 상태로 머리끈에 묶여있었고, 아기는 발가벗겨진 채 피 묻은 수건에 싸여있었다. 1130번째 아기도 마찬가지... 이불에 싸여 핏자국과 태변이 묻은 채 들어왔다. 베이비박스에 온 아기는 지난해만 223명. 이들은 누가, 왜 놓고간 걸까?
▲ 아기 두고 떠나는 엄마들…그녀들은 왜?
지난해 베이비박스에 온 아기 223명 가운데, 베이비박스를 운영하는 주사랑공동체교회에서 도망치는 부모를 붙들고 상담한 사례가 201명. 이 가운데 72%인 145명이 결혼하지 않은 미혼모의 아기였다. 취재진이 만난 한 미혼모는 열아홉 살에 임신을 했지만, 임신 5개월 동안 아기를 가진 것도 몰랐다고 했다. 아이의 아빠는 연락이 끊긴 상태였고, 가족에게 말할 수도 없었다.
결국 출산 직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으로 혼자 병원에 가서 아기를 낳고, 베이비박스에 찾아왔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저 비정한 엄마들...하지만 그녀들은 아기를 떠나는 순간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혼자 키울 자신이 없어 아기를 포기하려던 지선 씨(가명)... 그런데 아이를 낳아 품에 안은 순간, 지선 씨의 마음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 비정한 ‘엄마’…아빠는 어디에?
영아 유기나 영아살해 사건의 피의자는 대다수가 여성이다. 지난해 경찰이 집계한 영아 유기사건은 109건. 검거된 피의자 40명 중 35명이 여성이었고, 영아살해도 피의자 8명중 7명이 여성이었다. 아기를 유기하고 숨지게 하는 것은 범죄이지만, 아기와 엄마가 이렇게 되기까지, 아기의 아빠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아기를 베이비박스에 두고갔다 다시 데려온 혜진씨(가명). 자신의 꿈도 포기하고 엄마로서 아이를 지키려는 그녀에게 아기 아빠, 그리고 주위 시선은 냉담하기만 하다. 홀로서기를 하려는 미혼모들을 이 사회가 보듬고 지켜줄 방법은 없을까?
▲ “혼외 자녀도 소중한 아이”…프랑스에서는?
혼외 자녀가 절반이 넘는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미혼모가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지원에 차별도 없다. 출산,양육이 중심이 된 기본적인 가족수당은 결혼 여부에 관계없이 똑같이 지원되고 한부모에게는 별도 수당까지 더해진다. 혼외자녀도 편견과 큰 경제적 어려움 없이 키울 수 있는 프랑스. 정부는 아이를 낳으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매년 수백 명의 아기들이 버려지고 해외로 입양되는 우리나라. 프랑스의 사례를 통해 배울 점은 없는지 짚어본다.
[사진=KBS1 ‘시사기획 창’ 방송화면캡처]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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