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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대통령 취임

레닌 모레노 에콰도르 신임 대통령 /AP연합뉴스






중도 좌파 성향의 레닌 모레노(64)가 24일(현지시간) 에콰도르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했다고 관영통신 안데스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이날 수도 키토에 있는 의회에서 각국의 취임 경축 사절단 등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특사로 파견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영선 의원과 조승래 의원으로 구성된 특사단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라파엘 코레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모레노 대통령에게 건네자 참석자들은 ‘레닌’을 연호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새 시대가 시작됐다”면서 “우리가 다른 에콰도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한 사람도 뒤처지지 않도록 일할 것이다. 현재가 곧 미래다”라고 강조했다.

모레노 대통령은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에콰도르의 첫 장애인 대통령이다. 그는 1998년 강도가 쏜 총탄에 허리를 다쳐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웃음 치료법 등을 통해 장애를 극복했다.

2007∼2013년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모레노 대통령은 지난 4월 결선투표에서 집권 여당인 좌파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 후보로 나서 우파 야당 기회창조당(CREO)의 기예르모 라소 후보를 2.3%포인트 차로 눌렀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그는 코레아 전 대통령이 추진해온 빈곤 퇴치와 같은 사회복지와 경제 정책 등을 승계하는 것을 비롯해 2만 개 일자리 창출, 젊은 기업인에 대한 우대 신용등급 부여 등의 공약을 내걸었다.

모레노 대통령은 부통령에서 물러난 후 2013년 12월 장애 분야 유엔특사로 임명돼 20015년 9월까지 활동했다. 그는 장애인 권익 신장을 위해 일한 공로로 2012년 노벨평화상 후보로 거론됐으나 유럽연합(EU)에 밀려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코레아 전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인 모레노 대통령은 코레아에 견줘 상대적으로 개방적이며 합리적 포용력이 있는 정치가라는 평을 듣는다. 모레노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대규모 부채 처리, 저유가 기조로 정부 재정 수입이 줄어드는 가운데 주요 사회복지 정책을 유지하고 좌우로 나뉜 국민을 통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된다.

산유국인 에콰도르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3.86%였지만 지난해 강타한 규모 7.8의 강진에 따른 복구 작업과 저유가 탓에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난해 에콰도르의 경제성장률은 -1.5%를 기록했다. 대외채무는 250억 달러가 넘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에콰도르의 경제성장률이 -2.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레노 대통령은 전날 내각 인선을 마쳤다. 그는 유력 재력 가문 인사를 상무장관으로 발탁하는 등 친기업적인 민간분야 출신 인물들을 다수 배치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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