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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진표의 '종교인 과세 연기론' 누가 납득하겠나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이 종교인 과세 시행을 2년 더 연기하겠다는 발언을 내놓았다. 제대로 준비가 안 돼 각종 갈등과 마찰이 일어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위원장은 “(2년 연기 법안에) 동조하는 사람이 30명쯤 된다”며 관련법안 제출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의 돌출발언이 국정기획위의 공식 의견인지 논란이 일자 청와대는 “조율된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또다시 2년 연기하자는 얘기는 하지 말자는 말과 다름없다. 종교인 과세는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이명박 정부 때 기획재정부가 과세하려다 임기 막판 청와대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때는 처음부터 과세 방침을 정하고 종교인 설득에 나서 어렵게 법안을 만들었다. 당시 종교계 대표들은 과세에 대한 갑론을박이 없지 않았지만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런 덕분에 종교인 과세는 2015년 12월 정기국회에서 찬성 195표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됐다.

2년을 또다시 연기한다고 해서 갈등과 마찰이 해소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될 소지가 다분하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등으로 구성된 기독교단체인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이 “준비가 안 됐다고 유예를 주장하는 것은 공평과세로 국민 화합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혼란을 야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그런 우려를 말해준다. 준비 부족이 정녕 문제라면 6개월 동안 보완하면 그만이다. 하위 시행령을 손질하는 방안도 있다.



종교인 과세는 당위성과 타당성의 문제다.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내는 것은 종교인이라고 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 이미 천주교는 자발적으로 소득세를 내고 있고 일부 불교종단도 찬성 입장이다. 국정기획위를 이끄는 수장이 정책 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불쑥 유보하자는 것은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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